결국 갈라서는 통합진보… 신당권파 비례 4명 제명
입력 2012-09-08 00:16
통합진보당이 7일 이른바 ‘셀프 제명’ 의원총회를 열고 신당권파 비례대표 국회의원 4명을 제명(출당)했다. 신당권파 지역구 의원들도 조만간 탈당할 예정이어서 신·구당권파 갈등이 5개월여 만에 분당으로 종결되는 모습이다.
통합진보당 의원 10명은 국회에서 의총을 열어 박원석 서기호 정진후 김제남 의원에 대한 제명안을 통과시켰다. 의총에는 전체 의원 13명 중 제명 대상 비례대표 4명과 심상정 노회찬 강동원(이상 신당권파) 김선동 오병윤 이상규(이상 구당권파) 의원이 참석했다. 신당권파 7명은 찬성표를 던졌고 구당권파 3명은 기권했다. 구당권파 이석기 김재연 김미희 의원은 불참했다.
전날 서울시당기위원회에서 제명 조치된 비례대표 4명은 현역 의원의 경우 소속 의원 과반이 찬성해야 제명이 확정되는 정당법에 따라 의총 표결을 통해 제명 절차가 완료됐다. 이들은 국회 사무처에 신고하는 절차만 거치면 무소속 의원이 된다. 신당권파 지역구 의원들도 조만간 탈당한 뒤 신당 창당에 나설 계획이다.
구당권파는 “의총이 불법적인 회의였다”며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오병윤 의원은 “원내대표가 아닌 강기갑 당 대표가 의총을 소집한 건 명백한 당헌·당규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신당권파는 원내대표가 없는 상황이므로 당 대표가 의총을 소집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지난 4일간 단식해온 강기갑 대표는 의총 직후 눈물을 흘리며 들것에 실려 병원으로 후송됐다. 당 대표실 주변에서는 신·구당권파 보좌관들 사이에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통합진보당은 지난해 12월 민주노동당, 국민참여당, 진보신당 탈당파가 모여 만든 진보정당이다. 올 4월 총선에서 의원 13명을 배출했지만 곧바로 당내 비례대표 경선 부정이 드러나면서 내홍을 겪어왔다. 특히 5월 중앙위에서 구당권파가 일으킨 폭력 사태 이후 신·구당권파 갈등이 전면화되면서 사실상 ‘식물정당’ 상태에 빠졌다. 결국 창당 9개월여 만에 구당권파만의 ‘반쪽 정당’으로 전락하게 됐다.
임성수 기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