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딛는 걸음걸음… 근심은 떨치고 희망을 노래하다

입력 2012-09-08 00:10


국민일보·생명의전화·삼성생명 공동 ‘생명사랑밤길걷기’

힘차게 발걸음을 내디딜 때마다 시원한 공기가 가슴을 탁 트이게 했다. 강력범죄 등 흉흉한 사건들이 난무하고 있지만 해질녘서부터 동틀 때까지 캄캄한 어둠을 헤치고 밤길을 걸은 시민들의 얼굴엔 희망이 가득했다.

국민일보와 한국생명의전화, 삼성생명이 공동 주최한 ‘2012 사람, 사랑 생명사랑밤길걷기’ 행사가 7일 개최됐다. 생명의 소중함을 되새기고 주변의 소외된 이웃을 돌아보자는 취지로 올해 일곱 번째 열린 이번 행사엔 사전 등록한 시민 1만3000여명이 몰렸다. 시민들은 서울광장을 출발해 청계천 등을 거쳐 서울광장으로 되돌아오는 코스를 걸었다.

참가자들은 오후 6시부터 서울광장을 가득 메웠다. 방송인 배한성씨의 사회로 시작된 식전행사부터 열기는 뜨거웠다. 가수 지나와 힙합그룹 마이티마우스의 공연도 이어졌다. 전병금 한국생명의전화 이사장과 김성기 국민일보 사장, 서영훈 전 대한적십자사 총재, 손인웅 한국교회 희망봉사단 이사장, 박인주 청와대 사회통합수석 등이 내빈으로 참석해 참가자들을 격려했다.

이어 준비운동을 마친 참가자들은 오후 7시40분쯤 대장정을 시작했다. 5㎞, 10㎞, 34㎞ 세 코스로 나뉘었으며 가장 긴 34㎞ 코스는 8일 오전 6시 마무리됐다.

이날 저녁 청계천 산책길은 흰색 티를 참가자들이 끝없이 이어져 하얀 띠를 연결해놓은 듯한 모양새였다. 청계천 광교 부근에서 만난 회사원 김설중(32)씨는 “요즘 성범죄 사건이 보도될 때마다 우울했는데 밤길을 걸으며 ‘살아있다’는 게 얼마나 소중한지 느끼게 됐다”고 말했다.

코스 곳곳에는 다채로운 행사도 준비됐다. 참가자들은 생명사랑지식관에서 우울증과 인성 및 심리상태를 진단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체험했다. 서울광장 곳곳엔 ‘느끼자, 행동하자, 알자(Let’s feel, Let’s act, Let’s know)’라고 쓰인 플래카드가 걸려 있었다.

서울광장에 마련된 생명사랑체험관에서는 슬픈 기억을 적은 ‘새드스톤’과 ‘희망깃털’을 물 속에 던지는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슬픔은 가라앉히고 희망은 떠올린다는 의미다. 참가자들끼리 사랑의 마음을 나누는 프리허그 행사도 진행됐다. 참가자들이 낸 후원금은 자살 위기에 놓인 이웃을 지원하고 자살에 대한 인식 변화를 위해 쓰인다.

이용상 기자 sotong20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