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진게 많아 나눈다고? 주님 사랑 감사해서!… ‘ONE ACT 캠페인’ 앞장선 션

입력 2012-09-07 17:50


지난 4일 서울 한남동 한국컴패션에서 만난 가수 션과의 인터뷰는 마치 ‘예수님의 사랑’을 주제로 한 편의 강의를 듣는 것 같았다.

“제가 많은 일들을 하잖아요. 그 모든 게 예수님의 사랑 때문입니다. 저 가끔 이런 질문 받아요. 나눔을 너무 중요시하는 거 아닙니까?”

그럴 것이 션은 가수로 노래하는 것보다 ‘나눔대사’로 무대에서 강연하는 날이 많다. 한국컴패션 홍보대사인 그는 아내인 탤런트 정혜영씨와 함께 200명의 어린이를 후원한다. 북한 어린이를 돕는 데도 힘쓰고 있다. 게다가 재능 기부까지….

“저 완벽해서 나누는 거 아닙니다. 완벽해지려고 나누는 것도 아닙니다. 부족하고 전혀 자격 없는 저 같은 사람을 자녀 삼아주신 하나님의 은혜가 너무 감사해서 그분의 자녀로 자녀다운 삶을 살기 위해 나누는 것입니다. 가진 게 너무 많아 나누는 거 아닙니다. 더 많이 얻고자 나누는 것도 아닙니다. 예수님 십자가의 사랑, 그 사랑에 빚진 자 되었기에 그래서 나누며 살아갑니다. 예수님 사랑 때문에 나누는 것입니다.”

그는 2005년 지인을 통해 컴패션을 알게 되면서부터 나눔대사가 됐다. 후원자들과 어린이를 1대 1로 결연해 성인이 될 때까지 전인적으로 양육한다는 컴패션의 사역에 큰 감동을 받았다.

“당시 아내, 그리고 뱃속에 있던 하음(하나님의 마음)이까지 1명씩 컴패션 어린이 3명을 후원하기 시작했습니다. 또 제가 3명의 자녀를 더 낳을 계획이라 1년 후 컴패션을 통해 3명의 어린이를 더 결연했지요.”

그리고 2008년 그는 더 많은 아이들의 손을 잡게 된다. 당시 가족이 행복하게 살 ‘내 집 마련의 꿈’에 부풀어 있었다. 그런데 아내가 필리핀에서 후원 아동인 클라리제를 만나고 온 뒤 갑자기 “집은 나중으로 미루고 대신 더 많은 클라리제를 사랑하고 싶다”며 컴패션 아동 100명을 품은 것이다. 이후 2010년 그는 지진 피해를 입은 아이티에서 수많은 아이들을 만나고 온 뒤 다시 100명을 안았다. 션은 “하음 하랑 하율 하엘까지 모두 204명의 자녀를 둔 아버지”라며 웃었다.

모태신앙인 그는 살아오면서 단 한번도 자신의 믿음을 의심해본 적 없다. 16세 때 잠시 방황하며 가출했을 때도, 먹고살기 위해 막노동부터 식당에서 접시 닦기, 마트 아르바이트 등 닥치는 대로 일할 때도 그랬다. 1997년 지누션으로 데뷔해 가수로 최고의 자리에 오르면서도 그는 ‘예수님은 언제나 그 자리에서 묵묵히 바라봐주시는 분’이라고 믿었다. 단지 그뿐이었다. 하지만 컴패션을 만나고 그는 ‘믿음은 더 이상의 앎이 아니라 곧 사랑의 실천’임을 깨달았다.

“컴패션 설립자인 에버렛 스완슨 목사님이 한국의 전쟁고아들을 불쌍히 여기고 그냥 미국으로 돌아가셨으면 그뿐입니다. 그런데 목사님은 함께 아파하며 행함을 실천했습니다. 한 사람이 한 어린이를 향해 품었던 그 사랑과 헌신의 행함, 즉 목사님의 ‘원 액트(ONE ACT)’로 시작된 컴패션이 현재 전 세계 26개국 130만명의 어린이를 양육하고 있습니다.”

션은 컴패션 60주년을 맞아 ONE ACT 캠페인에 앞장선다. 이를 위해 지난 6월 ‘원 액트, 2012 뉴 레이스’에 참석해 후원자들과 10㎞ 마라톤을 완주했고 최근엔 벨킨 갤럭시S3 케이스 디자인을 기부했다. 13∼14일 저녁에는 이 케이스를 구입한 후원자를 대상으로 ‘션과 친구들의 토크 콘서트’를 개최한다. 수익금은 전액 컴패션 어린이를 양육하는 데 사용한다.

“토크 콘서트의 주제 역시 ‘사랑’입니다. 예수님이 하셨던 원 액트, 스완슨 목사님의 원 액트, 이젠 여러분이 행함의 기적을 보여주십시오.” 그는 이날 오랜만에 노래를 부른다고 귀띔했다.

노희경 기자 hkr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