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패럴림픽] 평영 100m 임우근 24년만에 쾌거 지각 실격 이인국의 아픔 씻어내
입력 2012-09-06 19:06
한국 장애인 수영의 간판 임우근(24)이 수영 종목에서 24년 만에 한국에 금메달을 안겼다.
임우근은 6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올림픽파크의 아쿠아틱스 센터에서 열린 수영 남자 평영 100m SB5(지체장애) 결승전에서 1분34초06의 아시아 신기록으로 가장 먼저 터치패드를 찍었다. 이번 대회 수영 종목에서 나온 첫 금메달이자 1988년 서울 패럴림픽 수영 남자 배영 200m의 김종우 이후 24년만의 금메달이다.
사실 임우근은 런던에 오기 전 메달 획득 예상 질문에 ‘동메달’을 적어냈다. 금메달을 따야 한다는 부담 때문에 긴장할 것 같아서였다.
하지만 한국 대표팀은 ‘금메달’을 확신했고, 예상대로 그는 금메달을 따냈다. 대표팀은 이날 금메달로 지난달 31일 유력한 금메달 후보였던 이인국이 ‘3분 지각 사태’로 결승에서 실격됐던 아픔을 조금이나마 씻어냈다.
고등학교 2학년 때 다리를 수술하고 재활 훈련차 수영을 시작한 임우근은 노력 끝에 짧은 시간 안에 세계 정상급 수준으로 올라섰다. 특히 그는 당시 세계장애인수영선수권대회 같은 종목의 강자였던 멕시코의 랑헬 페드로를 보고 우상으로 삼았다. 베이징 패럴림픽에서 페드로에게 졌지만 이번 대회에선 페드로(3위·1분36초85)보다 2초79나 빨랐다.
이날 그는 시상대에 올라 금메달을 목에 건 뒤 관중석에서 자신을 눈물범벅으로 지켜보고 있는 조순영 대표팀 감독에게 꽃다발을 던졌다. 이인국 실격 문제로 적잖이 마음고생을 했던 조 감독은 임우근의 금메달로 보상을 받았다. 임우근은 인터뷰에서 “내가 장애인이 아니었다면 수영 국가대표로 뽑히지도 못했을 것”이라며 “약점이 강점이 된 셈”이라며 환하게 웃었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