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 아파트값 뚝뚝… 3.3㎡ 당 1000만원 붕괴

입력 2012-09-06 18:57

한때 수도권 집값 상승세를 주도했던 경기도 용인과 과천 지역의 아파트 가격이 속절없이 떨어지고 있다.

6일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14에 따르면 용인 지역의 지난달 아파트값이 3.3㎡당 997만원을 기록, 1000만원 아래로 떨어졌다. 최고점이었던 2007년 3월(1243만원)보다 19.7% 하락한 것이다. 같은 기간 서울·수도권이 최고점 대비 각각 7.8%, 8.6% 하락했다는 점에서 용인의 낙폭이 두드러진다.

용인 아파트값은 2005년 33%, 2006년에는 29% 각각 올라 ‘버블세븐’ 지역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하지만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진 2008년 한 해 동안 14%가 떨어졌다. 또 판교와 광교 등에 수도권 수요를 대체할 수 있는 2기 신도시들이 속속 들어서며 하락세가 이어져 3.3㎡당 1000만원 선이 끝내 무너진 것이다.

부동산업계에선 용인 지역이 상대적으로 하락폭이 큰 것은 2000년 초중반 조성된 ‘아파트 붐’을 타고 건설사들이 이 지역에 물량 공세를 펼친 영향이 크다고 지적한다. 특히 용인은 중대형 아파트가 전체의 73.8%로 비중이 높아 실수요자 중심의 주택 시장에서 이중고를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동안 ‘준강남’으로 불리며 승승장구하던 과천 아파트 가격도 연말로 다가온 과천청사 내 중앙부처의 세종시 이전 계획에 따라 직격탄을 맞고 있다.

부동산114 조사 결과 지난달 과천 아파트 매매가격은 0.57% 하락했다. 지난달 과천 아파트값 하락폭은 수도권(전체 평균 -0.14%)에서 가장 높은 것이다.

과천 지역 부동산 중개업소들에 따르면 중앙동 주공1단지 46.44㎡의 경우 올 6월까지만 해도 6억원에 거래됐지만 불과 석 달 만에 5000만원 떨어진 5억50000만원에 매물이 나와 있다. 이 아파트는 2009년 한때 최고 거래가격이 7억4800만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3년 새 36% 급락한 셈이다. 한때 거래가격이 10억원을 넘어섰던 중앙동 ‘래미안에코팰리스’ 84.94㎡도 현재 7억원에 매물이 나오고 있다.

한장희 기자 jh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