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安 전쟁] 검증공세 정면돌파… 출마 신호탄?
입력 2012-09-06 19:16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 측이 6일 새누리당의 ‘불출마 협박 사실’을 전격 폭로하면서 대선 정국이 크게 요동치고 있다. ‘나쁜 정치’와의 결별을 누차 밝혀온 안 원장 측은 이번 폭로를 통해 정치개혁 의지가 한층 부각될 것으로 보고 있다. 대선 출마 선언에 앞서 무분별한 네거티브 공세를 미리 차단하려는 의도가 담겼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사찰 등 각종 의혹에 초강경 대응=안 원장 측은 새누리당 정준길 공보위원이 금태섭 변호사에게 전화를 걸어 안 원장의 불출마를 요구한 것을 두고 ‘새로운 변화를 원하는 국민에 대한 협박’이라고 규정했다. 특히 ‘정보기관의 야권 대선 후보 사찰→여당에 사찰 내용 전달→사생활 등 폭로 협박→불출마 유도’로 이어지는 구태, 즉 ‘나쁜 정치’가 드러난 대표적 예라는 주장이다.
안 원장 측은 기자회견에서 경찰 등 정보기관 및 사정기관의 조직적인 사찰과 정 위원이 참여해 있는 새누리당 대선기획단의 공모 가능성 등을 거론했다. 민주통합당 송호창 의원은 “국회 민간인 불법사찰 진상조사특위 위원 자격으로 기자회견에 참석했다”며 “민간인 불법 사찰을 비롯한 구태정치가 다시 이 시대에 발붙이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자회견은 최근 쏟아지는 검증 공세에 대한 안 원장의 정면돌파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도 여겨진다. 줄기차게 제기되는 검증 공세에 적극적으로 조기에 대응하지 않을 경우 의혹만 키우고, 추가적인 검증 공세가 계속될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대선 출마 신호탄인가=정치권에서는 사찰의혹 제기를 안 원장의 대선 출마를 알리는 신호탄으로도 해석하고 있다. 민주당 정성호 대변인은 “안 원장이 대선에 출마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걸로 본다”고 말했다.
따라서 출마 선언을 한 뒤 계속 검증 공세에 발목이 잡히지 않도록 미리 손을 썼다는 것이다. 실제로 최근 안 원장은 ‘딱지’(재개발 입주권)와 전세살이 공방, 포스코 사외이사 거수기 및 거액의 스톡옵션 수령 논란 등이 부각되면서 지지율이 주춤한 상태다.
향후 정치권은 안 원장에 대한 사찰 여부와 불출마 협박의 진위 논란 등으로 상당한 진통을 겪을 전망이다. 여야가 정면으로 충돌하면서 국정감사를 앞둔 국회가 마비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아울러 나쁜 정치와 좋은 정치라는 안 원장의 정치 구호가 연말 대선 정국을 주도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올해 대선의 야권 단일화 대상으로 여겨지는 안 원장과 민주당이 어떤 협력을 펼칠지도 관심사다. 이번 기자회견은 사실상 안 원장과 민주당의 공동회견 성격이 짙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회견 직후 이번 사태와 관련해 당내 진상조사특위 가동은 물론 국회 차원의 국정조사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엄기영 기자 eo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