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安 전쟁] 産銀 간부에 뇌물… 음대 출신과 불륜… “모두 허무맹랑”

입력 2012-09-06 21:35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 측 금태섭 변호사가 6일 폭로한 새누리당 대선기획단 정준길 공보위원의 ‘협박’ 내용은 과거 안랩(구 안철수연구소)의 투자 유치용 뇌물 공여 의혹과 안 원장의 여자 문제 등 두 가지다.

금 변호사는 “정 위원이 1999년 안랩과 산업은행 강모 투자팀장 사이에 주식 형태의 뇌물이 오갔다는 의혹을 거론하며 협박했다”고 주장했다. 여기서 언급된 강씨는 산업은행이 99년 안랩에 투자하는 과정에서 관행상 안랩에 파견했던 인물로 보인다. 강씨는 안 원장이 약 300억원의 평가차익을 얻어 의혹을 샀던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을 허용한 99년 10월 이사회에도 참석했다. 그는 안랩 이사였던 2002년 벤처기업 몇 곳으로부터 12억원 상당의 현금과 주식 로비를 받은 혐의로 처벌됐는데 그때 안 원장도 수사선상에 올랐다는 소문이 있었다.

정 위원은 안 원장의 여자 문제도 꺼냈다고 금 변호사는 폭로했다. 서울 목동에 사는 음대 출신 30대 여성과 사귄다는 것이다. 안 원장의 여자 문제와 관련된 루머 역시 처음은 아니다. 최근 ‘룸살롱 출입’ 논란이 일자 한 언론은 ‘경찰이 서울 강남의 한 룸살롱 여종업원과 안 원장의 부적절한 관계를 확인하기 위한 조사를 벌였다’는 내용을 보도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금 변호사는 트위터를 통해 “너무 황당해 말이 안 나온다. 경악스럽다”는 반응을 보였었다.

안 원장 측은 정 위원이 제기한 모든 의혹을 강력 부인했다. 안 원장은 금 변호사와 정 위원 사이의 전화통화 내용을 전해들은 뒤 “정말인가요?”라고 말했을 뿐 더 이상 언급하지 않았다고 한다. 안 원장 측은 정부와 새누리당이 연루된 조직적 음모설과 사찰 의혹을 제기했다. 금 변호사는 “최근 언론에 보도된 경찰의 안 원장 사찰 논란 및 정 위원의 언동에 비춰볼 때 국가 정보기관, 사정기관의 조직적 뒷조사가 이뤄지고, 그 내용이 새누리당 측에 전달되고 있지 않느냐는 강한 의심이 든다”고 말했다. 기자회견에 동석한 민주통합당 송호창 의원도 “철저한 사찰이 아니면 나올 수 없는 내용”이라며 “박정희 군사정권 시절 중앙정보기관이 사찰을 통해 (민간인을) 죽음에 이르게 했던 구태가 반복되는 것 아닌가 싶다. 새누리당 박근혜 대통령 후보는 사찰의 내용을 알고 있는지 해명하라”고 요구했다. 기자회견에는 송 의원 외에도 강인철, 조광희 변호사가 참석했다.

민주통합당 김관영 의원은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새누리당 쪽으로부터) 안 원장 관련 유언비어를 기사로 게재해 달라는 보도 청탁이 있다는 사례가 민주당에 제보됐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새누리당이 정보기관으로부터 제보받은 사찰 정보를 (언론을 통해) 이슈화하는 정치공작을 하고 있다”며 “특히 국가정보원 2차장 출신의 김회선 의원은 네거티브대책팀장을 맡고 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김아진 기자 ahjin8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