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치병 어린이 ‘마지막’ 돕는 아동호스피스… SBS 스페셜 ‘오늘을 사는 아이들’

입력 2012-09-06 18:16


SBS 스페셜 ‘오늘을 사는 아이들’(SBS·9일 밤 11시)

지난해 하늘이는 세상을 떠났다. 당시 나이는 고작 여섯 살. 우리나라에 발병 환자가 3명밖에 없는, 영양분을 흡수하지 못 하는 희귀병 ‘장관상피형성 이상증’이 이유였다. 하늘이는 태어나서 숨질 때까지 병마와 싸웠다. 생떼 같은 자식을 잃은 하늘이 어머니는 지금도 딸을 생각하면 한숨부터 나온다.

“앞으로 한 달밖에 남지 않았다는 말을 듣고 한 달 내내 울었어요. 의논하고, 도와주고, 말할 사람이라도 있었으면 그 한 달을 울면서 보내지 않았을 거예요. 과감하게 약을 끊고 하늘이를 유모차에 태우고 동네 한 바퀴 돌았을 거예요.”

열세 살 민진이는 암 환자다. 항암치료를 받다 두 다리는 마비돼버렸고, 치료 후유증으로 하루에도 몇 번씩 먹은 걸 토해낸다. 하지만 민진이는 여전히 하고 싶은 일이 많다. 배드민턴도 치고 싶고 극장에도 가고 싶다. “하루하루가 매일 다른 스토리였으면 좋겠어요. 하룻밤은 자고 일어났더니 피노키오고, 또 하룻밤을 자고 일어났더니 다른 역할이 되고…. 하루하루가 새로웠으면 좋겠어요.”

방송은 연명의술(延命醫術)보다는 환자와 그 가족이 평안하게 ‘마지막’을 함께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아동호스피스의 필요성을 논한다. 제작진은 1982년 세계 최초로 아동호스피스를 시작한 영국의 헬렌하우스 등을 살펴본다. 아울러 난치병을 앓는 아이를 둔 가정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실시하는데, 조사 결과 ‘아동호스피스를 받을 의향이 있다’는 답변이 36%를 차지했다.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