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 길] 영감 10%+환경 40%+땀 50%… ‘영재를 이해하는 부모 영재로 착각하는 부모’

입력 2012-09-06 18:11


영재를 이해하는 부모 영재로 착각하는 부모/권혜숙/루비박스

우리 아이는 혹시 영재가 아닐까? 많은 부모들이 자녀를 키우면서 갖게 되는 마음일 것이다. 막연한 기대로 ‘내 아이 영재로 키우기’에 노력을 기울이지만 결과는 신통치 않다. 대체 어떤 아이가 영재인가, 영재는 환경에 의해 만들어질 수 있는가, 특별한 재능을 가진 아이를 키우기 위해 부모가 알아야 할 것은 무엇인가. 이런 질문에 대한 해답을 이 책에서 찾을 수 있다.

영재교육학을 전공하고 국민일보 기자로 활동 중인 저자는 영재들을 소재로 한 17편의 영화를 골라 자칫 지루하고 딱딱할 수 있는 내용을 쉽고 재미있게 전달한다. 영화 ‘꼬마 천재 테이트’를 통해 영재의 판별과 선발에 대해, 로빈 윌리엄스 주연의 ‘굿 윌 헌팅’과 엄정화 주연의 ‘호로비츠를 위하여’를 통해 영재 교육과 영재를 가르치는 교사에 대해 다뤘다.

또 영화 ‘어거스트 러쉬’를 통해 ‘영재는 태어나는가, 만들어지는가’의 문제를 풀어냈다. 이 영화의 주인공 어거스트는 음악 교육을 제대로 받아본 적도 없지만, 기타와 파이프 오르간을 보자마자 혼자서 연주해내는 천재 소년이다. 이 재능은 어디서 오는 걸까. 저자는 ‘10%의 영감, 40%의 환경, 50%의 땀’에서 비롯된다며 이는 부모와 아이의 공동 숙제라고 강조한다.

영재성은 언제든 나타날 수 있다. 내 아이가 일찍 영재다운 떡잎을 보이지 않는다고 조바심을 내거나 너무 빨리 포기해서는 안 된다. 아이의 재능이 그저 평균을 조금 웃도는 수준이라 생각되더라도, 최소한 초등학교 2∼3학년까지는 아이를 영재처럼 대접할 것을 권한다. 아이에게 영재가 될 것을 강요하라는 말이 아니라 아이가 자신감을 키울 수 있도록 칭찬하고 격려하라는 뜻이다.

통계적으로 영재 부모들은 ‘권위주의적’인 부모가 아니라 ‘권위 있는’ 부모인 경우가 많았다. 이들은 아이의 말이라고 무시하는 일 없이 민감하게 반응하고 아이를 존중하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아이에게 심리적인 안정감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이들에게 긍정적인 생활 태도를 가르치고, 목표를 세워 최선을 다하도록 격려하는 것이 필요하다.

영재들이 겪는 ‘왕따’ 등의 정서적 어려움, 부모의 양육 태도 진단 테스트, 아이큐 높이는 방법, 여자 영재를 둔 부모들을 위한 십계명, 영재들을 위한 멘토 프로그램과 영재교육기관 정보 등이 풍부하게 실렸다. “책읽기를 시켜라” “대화를 하라”는 식의 뻔한 교육서와 달리 다양한 이론 및 연구·통계를 제시하며 영재에 대한 모든 것을 명쾌하게 알려주는 책이다.

이광형 선임기자 g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