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안→진도→광주 朴, 호남 민심 얻기 ‘광폭 행보’
입력 2012-09-06 21:27
“태풍 피해가 정리돼야 민주당이든 새누리당이든 지지하지….”
잇따라 닥쳐온 태풍 볼라벤과 덴빈에 올해 전복 양식을 완전히 망쳤다는 홍미경(39·여·전남 진도)씨는 “이번 대선에선 여야를 막론하고 민심 챙기는 후보를 지지하겠다”고 말했다. 태풍 피해로 상처입은 호남 민심을 달래기 위해 새누리당 박근혜 대통령 후보가 6일 김대중 전 대통령의 고향인 전남 신안군을 찾았다. 박 후보는 태풍 피해가 심했던 신안군 압해도와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된 진도를 거쳐 이날 민주통합당 경선이 열린 광주까지 방문하는 광폭 행보를 이어갔다.
박 후보는 농어민과의 적극적인 스킨십에 나섰다. 압해도 배 농가에서 김선임(73·여)씨가 “배 수확하면 갚으려고 비료를 외상으로 사서 쓰고 농기계도 1억∼2억원 빚내서 샀는데 수확량이 평소보다 90%나 줄었다”며 울먹이자 박 후보는 김씨 손을 꼭 잡은 채 “다시 일어서실 수 있게 반드시 돕겠다”고 약속했다. 진도에선 태풍으로 정전돼 마을 전체가 전복 양식 피해를 입었다는 설명을 듣고 “계속 전기가 공급되게 발전소 같은 기구가 필요하겠다”고 지적했다.
한걸음 더 다가서려는 박 후보를 향한 주민 반응은 일단 긍정적이었다. 37년째 신안에서 농사를 짓고 있는 김흥만(58)씨는 “껄끄러운 사람에게 손을 내미는 모습이 좋다. 그런 마음으로 지역 간 통합도 이끌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박 후보가 권양숙 이희호 여사를 만나며 통합 의지를 보여준 게 호남에서 지역감정을 불식시킬 것이란 기대감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박 후보는 태풍 피해지역 방문에 이어 호남의 정치적 심장인 광주로 향해 광주비엔날레 개막식에 참석했다. 동행한 이정현 최고위원은 민주당 광주·전남 경선과 일정이 겹친 데 대해 “전적으로 우연”이라고 말했다. 행사장에 먼저 도착한 박 후보와 경선을 마치고 뒤늦게 개막식장을 찾은 민주당 문재인 손학규 상임고문이 조우했다. 세 사람 모두 축사를 하겠다고 신청했으나 주최 측은 시간제약으로 모두 수용할 수 없어 축사 순서를 생략했다.
광주=유동근 기자 dky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