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安 전쟁] “경찰, 2011년초 여자관계 내사” 보도에 김기용 청장 “사실무근” 강력 부인

입력 2012-09-06 21:31

사정기관과 정보당국이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을 사찰하고 있다는 소문은 지난해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직후부터 파다했다. 안 원장이 범야권의 유력한 대권주자로 급부상하고 새누리당 박근혜 대통령 후보의 ‘대세론’이 흔들리면서다. 그러나 관련 기관은 적극 부인해 왔다. 급기야 안 원장 측은 6일 구체적인 사례까지 들며 사찰 의혹을 본격적으로 제기했다.

과거 사찰 의혹의 대표적인 사례는 경찰이 안 원장의 부적절한 여자관계를 조사하고 있다는 설(說)이었다. 한 통신매체는 지난달 25일 사정당국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경찰이 지난해 초 안 원장의 여자관계와 관련된 첩보를 입수하고 룸살롱 주변에 대한 내사를 벌였다”고 보도했다. 파문이 확산되자 금태섭 변호사는 안 원장의 네거티브 대응 페이스북 페이지 ‘진실의 친구들’을 통해 “진원지가 어딘지 궁금하다. 이런 소문을 조직적으로 유포하는 것이야말로 구태”라고 비판했다. 논란은 정치권으로 번져 민주통합당은 당 차원의 진상조사를 벌일 움직임을 보였다.

경찰은 발끈했다. 김기용 경찰청장은 지난달 27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 참석해 “가능한 모든 범위에서 확인한 바에 따르면 그런 사실이 없다”고 강력 부인했다. 경찰 고위 관계자도 “지난해 초라면 안 원장이 그리 비중 있는 인사도 아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며 “당시 안 원장의 여자관계나 룸살롱 출입 등 여부는 정보보고 대상도 아닐 뿐더러 내사 착수 요인이 될 수 없다”고 밝혔다.

경찰 측은 이날도 “경찰이 그런 일을 한 적이 없고 있을 수도 없는 일”이라고 거듭 반박했다. 한 관계자는 “경찰은 노무현 정부 출범 초기인 2003년 4월에 경찰 정보 조직 내에 정치팀을 없앤 이후 정치권에 대한 정보를 일절 수집하지 않아 왔다”고 했다.

앞서 인터넷 방송 ‘나는 꼼수다’의 정봉주 전 민주당 의원은 지난해 11월 숙명여대 강연에서 “안철수연구소에 대한 신상 털기에 들어갔다. 안 원장이 너무 힘들어한다”며 “(안 원장과 친한) 박경철 원장의 안동신세계병원도 세무감사에 들어갔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검증이나 신상 털기에 들어가면 못 버틴다. 그런 것 때문에 안 원장이 대권 도전을 하고 싶은 마음은 있는데 고민인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국세청은 “지금 같은 시기에 박 원장에 대해 세무조사를 할 이유가 전혀 없다”고 했고, 안동세무서도 “세무조사를 실시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정 전 의원은 “트위터에 올라온 글을 보고 한 얘기”라고 한 발 물러섰다.

유성열 기자 nukuv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