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은 체제후 첫 국비 유학생 보낸다”

입력 2012-09-06 19:01

북한이 ‘시장경제 배우기’에 한창이다.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 체제 들어 처음으로 해외로 국비유학생이 나가고 대학에서 기업경영, 금융공학 등 자본주의 학문을 강의한다. 이 같은 변화는 평양과학기술대학(PUST)에서 시작되고 있다.

최근 평양에 머무르다 옌볜(延邊)으로 돌아온 김진경 연변과학기술대학 총장(평양과기대 총장 겸임)은 지난 4일 연변과기대 개교 20주년(16일)을 앞두고 국민일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평양과기대는 북한이 대외 개방에 앞서 시장경제를 학습하는 플랫폼”이라고 전했다.

김 총장은 “은행이 없는 나라에서 금융공학을 가르치거나 통계가 없는 나라에서 새로 통계학을 강의하는 것은 엄청난 일”이라며 “평양과기대는 이러한 과정을 통해 북한과 국제사회를 잇는 다리 역할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북한이 통계학을 도입함으로써 경제개발 계획을 수립하는 데 있어서도 상당한 도움을 받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또 “평양과기대 학생 3명이 영국 런던에 유학하기 위해 이달 중순 출국한다”며 “그동안 교수급이 해외 유학을 가기는 했지만 학생들이 외국 대학에서 박사학위 과정을 공부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이들 3명은 웨스트민스터대학에서 각각 컴퓨터공학, 산업공학, 생명공학을 전공하기 위해 오는 17일 출국할 예정이다.

그는 “학생들이 공사장으로 가고 있어도 평양과기대 학생들은 공부에 매진한다”며 “평양과기대 졸업생들은 앞으로 북한 사회의 변화를 이끄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평양과기대에서는 학생 270여명과 교수 40여명을 포함해 1000여명이 교내에서 숙식을 함께하고 있다”고 전했다. 평양과기대는 연변과기대를 모체로 2010년 4월 문을 열었다. 대학원 과정으로 운영되며 김일성종합대 김책공대 함흥화학대 원산농업대 등을 졸업한 북한 내 최우수 학생들이 입학한다. 강의는 미국 캐나다 영국 독일 등 8개국에서 온 외국인 교수들이 100% 영어로 진행한다.

베이징=정원교 특파원 wkc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