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이 있는 아침] 항금리 가는 길
입력 2012-09-06 19:05
경기도 양평군 강하면 항금리에 작업실을 마련한 김인옥 작가는 서울의 집에서 출퇴근을 한다. 작업실을 오가는 길에서 만나는 풍경이 그의 작품 소재가 된다.
안개 자욱한 호수를 화면에 옮기기도 하고, 줄지어 나란히 서 있는 가로수를 그리기도 한다. 꽃밭 저편에 기차가 그림처럼 지나가고, 빨랫줄 위에 참새 한 마리 앉아 있는 모습이 평화롭다. 현실은 그렇지 못하더라도 그림에서나마 이상 세계를 펼치는 것이다.
최근 몇 년 동안 중국에서 작업한 작가의 붓질이 더욱 화사해졌다. 울긋불긋 색깔로 갈아입은 나뭇잎이 둥글둥글하다. 부드럽고 달콤한 솜사탕을 연상시킨다. 커튼이 드리워져 있고, 꽃병이 가지런히 놓여있는 식탁 등 실내 풍경이 감성적이다. 중국의 산과 들도 모두 ‘항금리 가는 길’에 담았다.
여러분은 어떤 길을 걷고 싶은지. 구불구불하고 험난한 길과 평탄하고 아름다운 길. 그림 속 길이 따라오라고 손짓한다.
이광형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