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에 잡히는 책] 지구촌 곳곳 잊지 못할 음식 에피소드… ‘식탐’
입력 2012-09-06 18:19
식탐/서명숙 (시사IN북·1만3000원)
글, 길, 맛. 서명숙 제주올레 이사장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 세 가지다. 그 중에서 가장 오래된 열망은 맛있는 음식을 먹고 만드는 것. ‘냠냠 공주’ 혹은 ‘먹보 여왕’으로 불리는 그의 식탐은 유별나다. 맛있는 먹을거리에 치사하고도 집요하게 매달린다. ‘가버린 끼니는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는 좌우명 아래 하루 세 끼를 꼬박 챙겨먹는다.
이 책은 어렸을 때 제주에서, 기자 시절 전국을 누비며, 제주올레 이사장으로서 전 세계 곳곳을 돌며 맛본 음식에 관한 에피소드를 담았다. 저자는 놀라운 기억력으로 수십 년간 먹었던 잊지 못할 음식에 관한 추억을 재생해낸다.
함경도 출신으로 제주에 온 후 평생 고향 땅을 밟지 못했던 선친이 즐겼던 북한 음식, 소풍날 자리젓을 싸갖고 와 소나무 그늘 뒤에 숨어서 먹던 초등학교 동창 등. 저자는 이 책에서 음식이 아니라 인생을 이야기한다. 웃음과 눈물과 감동을 먹을거리와 한데 버무렸다. 저자는 “한 끼의 밥, 한 끼의 우동이 사람의 인연을 맺어주고 해묵은 증오를 누그러뜨리고 오랜 설움을 풀어준다”고 전했다. 표지와 삽화는 저자의 초등학교 동창인 중견화가 한중옥씨가 그렸다.
한승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