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설교] 생태계가 전하는 메시지

입력 2012-09-06 17:47


시편 36장 5~9절, 로마서 8장 19~23절

최근 들어 지구촌은 잦은 기상이변으로 각종 자연 재해가 끊이지 않습니다. 화산폭발, 지진, 해일, 황사, 한파, 가뭄, 홍수. 우리 생명의 위기는 인간이 인간을 위협하는 직접적 상황도 있지만, 인간이 자연을 파괴하고 다시 자연이 인간에게 재난을 가져오는 간접적 상황도 있습니다.

자연에 대한 폭력은 결국 인간에 대한 폭력으로 되돌아옵니다. 자원고갈, 대기오염, 수질오염, 오존층파괴, 지구온난화 같은 문제로 지금 지구 별은 위험에 빠져 있습니다. 생태계 위기는 전 지구적 현상으로, 문명이 가져온 위기입니다. 인류가 누려온 번영은 생태계 파괴라는 대가를 지불하고 얻은 것입니다. 유한한 자원으로 무한한 성장을 기한다는 인류의 꿈은 애초부터 불가능한 것입니다. 자연의 자정능력은 한계상황에 달하였고, 자연생태계는 균형을 잃어버린 상태입니다.

생태계 위기는 무엇보다 가치의 위기입니다. 따라서 지금까지 살아온 우리의 세계관에 대한 반성 없이는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없습니다. 인간 중심적인 물질주의적 세계관에서 창조-생태주의적 세계관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합니다. 인간 중심에서 하나님 중심으로, 도구적 사고에서 공생적 사고로, 진보주의 사고에서 한계선 존중의 사고로, 물질주의적 가치관에서 생명적 가치관으로, 이기주의적 사고에서 공동선 존중의 사고로, 단기적 사고에서 장기적 사고로, 탐욕적 인생관에서 절제의 인생관으로, 기계론적 자연관에서 유기체적 자연관으로 전환해야 합니다.

지금 자연만물이 예언자가 되어 인간에게 회개를 촉구하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습니다. 자연은 더 이상 인간을 위해 존재하는 환경이 아닙니다. 인간은 다른 생명체들과 생명의 망을 형성하며 서로 속해 있습니다.

성경의 창조기사는 세상의 내력을 설명합니다. 하나님과 피조물의 관계, 피조물과 피조물의 상호관련성이 나오면서 이 모두는 생명공동체를 이룹니다. 모든 피조물은 창조주 하나님을 중심으로 친족관계를 이룹니다. 창조 과정의 연속성은 시간과 공간 안에서 모든 피조물들의 연대성과 친족의식을 보여줍니다. 피조물들은 시간과 공간을 공유하며 생명의 그물망의 일부분을 이루고 있습니다.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음받은 인간은 자연계에서 특별한 지위를 부여받았습니다. 하나님의 형상은 생명의 존엄과 더불어 인간의 책임을 말하고 있습니다. 인간은 모든 생명의 지킴이입니다. 생명의 연대성을 깨닫고, 지속가능한 지구를 만들기 위한 생활양식을 개발해야 합니다. 생명 앞에 겸손하게 서로 섬기며, 양육하고, 돌보는 것을 생활화해야 합니다. 인간에게 주어진 하나님의 형상과 통치권은 억압과 착취가 아니라 양육과 돌봄에 대한 책임으로 알아야 합니다.

창세기는 인간의 타락으로 인한 하나님과 인간, 인간과 인간, 인간과 자연의 관계 단절과 자연재해에 대해 말하고 있습니다. 인간의 타락은 생태계에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홍수 이야기는 인간의 타락에 대한 실제적 서술입니다. 노아의 방주에 함께 거주했던 생명체들은 작은 우주로 생명종의 연대성과 다양성을 보여 줍니다. 홍수이야기에서 볼 수 있듯 인간과 동물들은 공동운명체로서 언약의 파트너도 되고 구원의 동반자도 됩니다. 인간과 자연만물이 함께 누릴 구원을 위해 지혜를 모아야 할 때입니다.

한기채 중앙성결교회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