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重 새 노조, 산별노조 제치고 첫 교섭
입력 2012-09-04 20:18
지난 1월 새로 출범한 한진중공업노동조합(이하 한진중노조·조합원 570명)이 기존 민주노총 산하 금속노조 한진중공업지회(이하 한진중지회·조합원 132명)를 제치고 대표교섭권을 확보했다.
부산지역에는 지난해 7월 이후 50여 사업장에서 복수노조가 설립됐지만 신생 노조에게 대표교섭권이 넘어 간 것은 한진중공업이 처음이다.
한진중공업은 영도조선소에서 새 노조와 교섭안건을 확인하는 등 ‘2009∼2012년 임단협’ 첫 교섭을 시작했다고 4일 밝혔다.
교섭의 핵심 안건은 임금 인상, 공휴일 축소 등 단체협약 수정과 고용안정 보장, 회사 정상화 방안 등이다.
새 노조는 기본적으로는 ‘투쟁보다는 사측과의 대화로 조합원 실익을 추구하겠다’는 입장이다. 신규 조선 물량을 수주하지 못해 휴직 중인 생산직 조합원 500여명을 다시 일터로 불러오기 위해 회사 정상화에 사측에 협조한다는 방침이다.
김상욱 노조위원장은 “회사를 살리는 것에는 사측에 협조해 장기간 휴직 사태를 이른 시일 내 극복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회사 관계자는 “최악의 조선경기로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라며 “임단협을 가능한 한 일찍 마무리 짓고 안정된 노사환경에서 수주에만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새 노조가 고용안정 보장과 임금 인상 등은 사측에 강하게 요구할 예정이어서 임단협 교섭에서 적잖은 진통도 예상된다.
기존 한진중지회 관계자는 “회사와 긴밀한 관계에 있는 새 노조가 어떻게 협상에 임하는지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부산=윤봉학 기자 bhy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