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배구 각오해… 올림픽 MVP 뜬다
입력 2012-09-06 00:14
터키 페네르바체 이적을 둘러싸고 석 달 이상 원소속팀 흥국생명과 줄다리기를 이어온 여자 배구 ‘거포’ 김연경(24)이 당초 계획대로 터키에서 뛸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이춘표 배구협회 전무는 “김연경이 5일 오후 중재자로 나선 박성민 배구협회 부회장과 마라톤 협상 끝에 흥국생명의 제안을 수용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흥국생명이 마련한 중재안은 김연경이 에이전트를 내세워 페네르바체와 사인한 2년 계약을 인정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협회는 박 부회장과 흥국생명이 6일 일을 최종적으로 매듭 지은 뒤 7일 오후 2시 임태희 협회장과 김연경, 흥국생명 구단 관계자가 모두 참석하는 기자 회견을 열 계획이다.
그간 흥국생명은 소속 선수인 김연경이 구단을 배제한 채 독자적으로 한 페네르바체와의 계약을 인정할 수 없다는 태도를 보여왔다. 실제 5일 낮까지도 흥국생명은 보도자료를 통해 “김연경은 해외로 이적할 수 있는 자유계약(FA) 자격을 갖추지 못했기 때문에 에이전트를 통한 계약을 인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런던올림픽을 통해 김연경이 한국 배구에 100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한 공격수라는 사실이 입증되면서 더는 그의 발목을 잡아서는 안 된다는 여론 때문에 한발 양보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흥국생명은 계약 주체가 김연경의 에이전트와 페네르바체 구단이던 내용을 흥국생명과 페네르바체 두 구단 간 계약으로 바꾸기로 김연경에게 제안했다. 흥국생명은 김연경이 계속 해외에서 활약하도록 돕되 계약서 상에 흥국생명의 소속 선수라는 점을 분명히 하기 위해 페네르바체 구단과의 계약 당사자를 김연경(또는 김연경 에이전트)이 아닌 흥국생명으로 못박았다. 또 페네르바체가 김연경과 FA로 계약한 터라 김연경의 신분이 흥국생명의 임대 선수로 바뀌면 양자는 새로운 계약서를 써야할 판이다.
김연경도 불만을 내비치고 있다. 김연경은 “아직 구체적으로 확정된 내용은 없다”면서 “흥국생명 구단이 임대 신분으로 나를 해외로 보내주겠다는 뜻만 재확인했다. 6일 구단과 배구협회의 협상이 잘 풀렸을 때 7일 기자회견에 나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