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상반된 언행 논란] 安心 어디로… 금태섭 “너무 늦지 않게 결정할 것”
입력 2012-09-05 19:10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대선 출마여부 결심이 가까워진 것으로 관측되면서 정치권의 ‘러브콜’과 ‘안티콜’이 거세지고 있다. 브이소사이어티 활동, 룸살롱 출입 논란, 재개발 딱지 및 ‘전세살이’ 공방, 그리고 포스코 사외이사 거수기 역할 및 스톡옵션 논란 등에 이르기까지 안 원장을 겨냥한 검증도 한층 세밀해지고 있다.
◇안 원장 측, “너무 늦지 않게 결정할 것”=안 원장 측 핵심 인사인 금태섭 변호사는 5일 한 케이블 방송 시사코너에 출연해 “(안 원장의 출마여부와 시기에 대해) 내가 뭐라고 대답하기가 어렵다”면서 “본인이 여러 가지 것을 고려해 너무 늦지 않게 결정한다고 말씀을 했다”고 밝혔다.
불명확한 발언이기는 하지만 어찌됐건 안 원장 측에서 출마 시점과 관련해 언급이 나온 것은 처음이다. ‘너무 늦지 않은’ 시점은 야권 후보단일화 과정 등을 고려하면 추석(30일) 전후, 늦어도 10월 초순으로 해석된다. 대선후보 등록일(11월 25일)까지 후보단일화를 마치려면 단일화 협상과 TV토론회 등을 위해 한 달 정도는 필요하기 때문이다. 범야권 원로모임인 ‘승리 2012 원탁회의’에 참여하고 있는 함세웅 신부도 10월에 야권 단일후보를 선출해야 한다고 촉구한 바 있다.
그러나 금 변호사는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원론적인 의미로 한 말이었다. (9월 말 등) 출마시기를 염두에 둔 발언은 아니다”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그는 또 정치권 안팎에서 지속적으로 제기되는 제3당 창당 등 독자노선 전망에 대해서는 “(안 원장이)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금 변호사는 “(안 원장에 대한 지지가) 기존 정당이나 정치적인 문법에서 나온 것이 아니기 때문에 대단히 험난한 길을 걸을 수 있다”면서 “정당의 뒷받침이 없는 상황에서 조그마한 실수가 아주 큰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는 점은 단점”이라고 말했다.
금 변호사는 최근의 전세살이 논란도 적극 해명했다. 그는 이날 페이스북 ‘진실의 친구들’에 올린 글에서 “사당동 25평 아파트는 축의금, 결혼자금 등을 모아서 부모님께서 신혼집으로 마련해주신 것”이라며 “안 원장 가족이 자기 집이나, 부모님 소유의 집이 아닌 다른 사람의 집에 전세로 거주한 기간은 8년”이라고 밝혔다.
◇보폭 넓히는 안철수=안 원장은 각계각층 원로들과 비공개 회동을 마친 상태다. 안 원장은 지난 7월 중순 대담집 ‘안철수의 생각’을 발간한 이후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 소설가 조정래씨, 최상용 고려대 정치외교학과 명예교수, 조용경 포스코 엔지니어링 부회장 등을 잇따라 만난 것으로 전해졌다. 안 원장은 이들과 현안에 대한 의견을 교류하면서 자연스럽게 출마에 관해 논의한 것으로 보인다.
안 원장의 출마 가능성이 높아지자 민주통합당은 러브콜을 보냈다. 민주당 경선에서 1위를 달리고 있는 문재인 상임고문은 “민주당과 안 원장과의 단일화 연대는 반드시 필요하다”며 “민주당 중심의 단일화가 이뤄져야 대선에서 이길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친박근혜계인 새누리당 이정현 최고위원은 “(안 원장이) 지금도 늦었다. 지금 나서는 것도 지탄받아 마땅하다”고 비판했다. 그는 안 원장이 ‘최종목표는 대통령이 아니다’고 말한 것에 대해 “발언 자체로만 보면 당연히 안 나올 것이고 나올 수도 없고, 나와서도 안 되는 상황”이라고 했다.
엄기영 기자 eo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