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줄기세포 주입… 척수마비 치료 길 텄다

입력 2012-09-05 18:41

신경줄기세포 주입을 통해 척수마비 환자의 신체 기능을 회복시킬 수 있는 길이 열렸다고 영국의 과학전문잡지 뉴사이언티스트 등이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스위스 취리히 발그리스트 대학병원 연구팀은 환자의 척수에 2000만개의 신경줄기세포를 직접 주입하는 방법으로 이들을 지속적으로 치료했다. 대상 환자들은 척수마비 부상을 당한 지 4∼8개월 정도 흐른 상태였으며, 모두 가슴 아래의 신체 감각을 느낄 수 없었다. 6개월간 치료에 참여한 환자 세 명 중 두 명의 감각이 일부 돌아온 사실이 확인됐다. 연구팀은 “이들이 가슴과 배 사이 부위에서 무언가 닿는 느낌과 열의 감각을 느꼈다”고 설명했다.

신경줄기세포는 미엘린수초(유수신경을 감싸고 있는 피막)의 절연 기능을 회복시켜 뇌와 척수 간 상호 작용을 강화함으로써 감각 기능을 복구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연구를 후원한 미국 줄기세포 연구기업 스템셀사(社)의 스테판 훈 박사는 “감각의 측면에서만 보면 환자들은 정상에 가까워졌다”며 “효과가 지속적으로 나타나는지 몇 년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팔 다리 등 신체 일부분이 부상을 입어 마비가 온 경우 신경의 자체 재생이 어느 정도 가능하나, 척수 손상으로 인한 신체 마비는 재생이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많은 환자들이 척수의 신경재생 기능 회복을 위한 줄기세포 연구를 고대해 왔다. 국내에서도 연예인 강원래 등 척수마비 장애인들은 논문조작사건으로 물거품이 됐지만 황우석 박사의 연구에 대한 지지를 표명하기도 했다.

연구팀은 실험에 따른 부작용은 아직 나타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양진영 기자 hans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