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양경숙 돈 현금인출 포착

입력 2012-09-04 19:08

민주통합당 공천헌금 의혹을 수사 중인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는 4일 ‘라디오21’ 전 대표 양경숙(51)씨가 공천희망자로부터 받은 40억여원 중 수억원이 ‘라디오21’ 전 국장 홍모씨에게 송금된 뒤 현금으로 인출된 사실을 확인하고 돈의 흐름을 추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양씨가 제3자에게 돈을 전달하는 중간 단계로 홍씨 계좌를 이용했을 가능성을 살펴보고 있다. 검찰은 전날 홍씨를 늦은 밤까지 조사한 데 이어 이날 양씨 주변인 2명을 추가로 소환조사했다.

검찰 관계자는 “양씨로부터 송금 받은 계좌주 중 1명을 어제 소환했고 오늘 추가로 2명을 소환했다”며 “이체 받은 돈의 규모나 여러 가지 정황 등을 고려해 우선 조사했다”고 말했다. 검찰은 홍씨를 상대로 돈을 받은 이유와 현금으로 인출한 경위, 구체적인 용처를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민주당 전당대회나 총선과 관련 정치권으로 돈이 유입됐는지를 집중 추궁했다. 검찰은 또 양씨로부터 1억4000만원을 이체 받은 전 청와대 비서관 노모씨 소환 방침을 정하고 조사 시기를 조율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공천희망자 중 한 명인 부산지역 건설업체 P사 대표 정일수(53)씨의 휴대전화 녹취파일 3건을 분석했으나 유의미한 정황을 파악하지 못했다. 검찰 관계자는 “양씨와 공천희망자 3명이 공천 탈락 직후 대책을 논의하기 위해 가진 술자리 대화를 녹음한 파일”이라며 “주로 공천 탈락에 대한 불만을 토로한 것 같다”고 전했다. 검찰은 이미 구속된 양씨와 정씨 등 관련자 4명의 구속기간 연장을 신청하고 10일 동안 추가 수사를 할 계획이다.

강주화 전웅빈 기자 rul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