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리퍼폰으로 바꿔주세요”… 법원 일부제품 폐기선고 이후 소비자 혼란 가중

입력 2012-09-04 19:09

애플사의 아이폰을 가진 소비자들이 우리나라 법원의 ‘삼성 대 애플’ 특허 선고 이후 극심한 혼란을 겪고 있다. 현재 사용 중인 제품이 고장 날 경우, 교체가 불가능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소비자들 사이에선 ‘어떻게든 빨리 교체하자’며 AS를 받기 위한 편법을 공유하는 움직임도 확산되고 있다.

애플사는 고장 난 제품을 직접 수리하지 않고 ‘리퍼(Refurbish)폰’과 맞교환해주는 AS정책을 사용하고 있다. 리퍼폰은 고장 난 아이폰을 거둬들여 배터리와 케이스 등 전체를 수리한 제품이다. 외관상 새 제품과 동일하다. 우리나라 법원은 지난달 24일 특허 소송에서 아이폰 3GS와 아이폰4, 아이패드 1·2 등에 대한 판매금지와 제품 폐기를 선고했고, 이 제품 사용자들은 애플사의 리퍼폰 교환 AS정책이 불가능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4일 아이폰 관련 한 인터넷 카페에는 ‘현재 준비돼 있는 물량이 떨어지면 더 이상 리퍼폰 교체는 어려울 것’이라는 글들이 올라와 있다. 한 회원은 “조금이라도 작동이 안 되는 부분이 있다면 당장 리퍼를 받아야 한다”며 “이번 주 내로 서둘러야 한다”고 주장했다.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도 “판매가 금지된 제품은 앞으로 어떻게 AS를 받아야 하는지 당황스럽다”는 글 수백건이 실시간으로 올라오고 있다.

일부 소비자는 리퍼폰을 받기 위해 멀쩡한 아이폰을 부수는 사례도 발생하고 있다. 포털 네이버의 한 카페에는 리퍼를 받기 위해 아이폰을 ‘잘’ 부수는 방법을 문의하는 글까지 등장했다. 아이폰 사용자들이 모인 한 인터넷 카페 게시판에는 “리퍼 받고 싶은데 아이폰 고장나게 하는 법 알려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와 있다.

카페 회원들은 “습한 곳에 장시간 노출시키면 작동이 멈춘다” “홈버튼을 계속 눌러 들어가게 하라” “배터리가 빨리 단다고 우겨라” 등의 댓글을 남겼다.

애플사도 향후 고장난 애플 제품에 대한 교체 방식을 고민하고 있다. 애플 관계자는 “아직 결정된 것이 없다”고 말했다. 서울시내 한 아이폰 AS센터 직원은 “본사에서 어떠한 지침도 받지 못했다”며 “기존 물량이 떨어질 경우 리퍼폰 교체 여부에 대해선 아직 알 수 없다”고 말했다.

김미나 기자 min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