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해병대, 남중국해 필리핀섬 배치…인니 방문 클린턴 “ASEAN 단결 中 대응”
입력 2012-09-05 00:28
남중국해에서 미국이 중국과의 긴장을 높여가고 있다.
교도통신은 4일 미 해병대가 분쟁지역인 남중국해에 접해 있는 필리핀 팔라완섬에 전방 전투지휘소를 설치하고 해병대원 50~60명을 주둔시킬 계획이라고 필리핀 해병대 고위 장교를 인용해 보도했다. 팔라완섬은 중국 베트남 필리핀 말레이시아 브루나이 대만 등 6개국이 영유권 분쟁을 벌이는 남중국해의 섬들과 바로 인접해 있다.
미 해병대는 팔라완섬 남동부 필리핀 해병대 기지를 합동 해병대 작전지휘소로 개조하고 1.1㎞ 길이의 활주로도 미군 수송기가 이착륙할 수 있도록 2.4㎞로 연장한다는 계획이다. 필리핀 북부의 루손섬과 남단부 민다나오섬 등의 군사시설도 이미 미군에 개방된 것으로 알려졌다. 팔라완 제도 최남단 발라바크섬의 활주로도 복구될 예정이라고 교도는 전했다. 이 활주로는 미군이 2차 세계대전 때 사용하던 것이다.
이날 인도네시아를 방문한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은 수실로 밤방 유도요노 대통령과 만나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이 단결해 남중국해에서 중국과의 영토 분쟁에 대응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클린턴 장관은 미국은 아세안이 추진하는 구속력 있는 남중국해의 ‘행동수칙(code of conduct)’을 강력히 지지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긴장이 고조되는 남중국해의 평화와 안정에 미국이 국가적 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클린턴 장관은 이날 오후 베이징에 도착해 양제츠 중국 외교부장과 만났다. 중국 외교부는 “두 나라 간 공통의 관심사를 논의했다”고 밝혔다. 5일에는 후진타오 국가주석과 시진핑 부주석, 다이빙궈 외교담당 국무위원 등을 만날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정부는 미국이 남중국해 문제에 개입하는 것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중국 외교부 훙레이 대변인은 지난 3일 정례 브리핑에서 “외부 국가는 남중국해 당사국들의 선택을 존중해야 하며 지역 평화와 안정에 해를 끼치는 행동을 하지 말라”고 말했다. 중국은 일본과 영토분쟁 중인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문제에도 미국이 중립을 지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지방 양진영 기자 fatty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