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선길 오바마, 경제회복 ‘담대한 희망’ 보여줄까… 美 민주 전당대회 개막

입력 2012-09-04 19:04


미국 민주당 정·부통령 후보를 지명하는 전당대회가 4일(현지시간)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에서 개막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6일 밤 대통령 후보 수락연설을 할 예정이다. 하지만 샬럿으로 향하는 오바마 대통령의 발걸음은 결코 가볍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희망과 변화’로 전 미국인들을 격동시켰던 4년 전과는 금석지감이다.

우선 지난주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밋 롬니 대통령 후보를 비롯한 공화당 연사들의 공세에 답해야 한다. 피해갈 수 없는 핵심 이슈는 경제 문제다. 실업률이 8%를 넘는 달이 42개월째 이어지고 있고 실업자와 불완전취업자가 2300만명에 이른다는 비판은 뼈아픈 대목이다.

오바마 저격수로 자리매김한 폴 라이언 공화당 부통령 후보는 단도직입적으로 “4년 전보다 좋아졌느냐”는 물음을 던지고 있다. 4년 전보다 좋아지지 않았다면 이제 롬니를 선택해야 한다는 것이다.

오바마 행정부가 반기업적이며 민간부문 활성화를 위해 ‘큰 정부’를 폐기해야 한다는 주장도 결코 피해갈 수 없는 주제들이다.

이에 대한 오바마 대통령의 대응 전략은 크게 두 가지다. 첫째, 이번 선거가 자신의 재임 기간에 대한 ‘심판’이 되는 것을 방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공화당 롬니 후보와 자신의 차별성을 뚜렷이 하는데 전당대회의 초점을 둘 것이라는 게 워싱턴포스트의 정치전문기자 댄 발츠의 분석이다. 부유층 감세와 재정지출 축소라는 ‘롬니의 길’이 경제를 결코 회복시킬 수 없다는 점을 강력히 주장할 것이라는 얘기다.

오바마가 1일 오하이오주 유세에서 롬니의 경제회생책은 부시 행정부가 이미 사용했으나 실패한 방안이라며 유권자들이 흑백TV에서 보았을 것이라며 공격한 것에서도 이 전략을 엿볼 수 있다.

궁극적으로 오바마는 대통령 후보 수락연설 등을 통해 완전한 경제 회복을 위한 청사진을 제시하면서 앞으로 4년을 어떻게 이끌겠다는 확실한 비전을 제시하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이코노미스트지는 최신호에서 롬니를 겨냥한 네거티브 선거전략보다는 마음을 정하지 못한 중도파를 겨냥한 집권 후 청사진을 제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민주당은 전날 공개한 대선 정강정책을 통해 국방과 안보 분야에서 핵무기와 군사비 감축 정책을 계속 추진할 것임을 밝혔다. 그러면서 한편으론 북한과 같은 나라의 도발을 막기 위해 일본, 한반도에 강력한 주둔군을 유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바마 정부가 북한, 이란, 중국 등에 대해 유약하게 대처한다고 비판하는 점을 의식한 것이다.

또 부유층 증세와 동성 결혼, 낙태할 권리를 지지하는 내용을 담았다. 4일 대의원 투표를 통해 채택할 민주당의 정강은 지난주 공화당이 내세운 주요 정책 방향과 완전히 상반되는 것이라고 미국 언론들은 평가했다.

워싱턴=배병우 특파원 bwb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