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7연승 독주에도 누적득표 과반확보 빨간불

입력 2012-09-05 00:25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4일 경남지역 경선에서 문재인 상임고문이 1위를 차지, 7번의 경선을 석권하며 독주 체제를 굳히고 있다. 하지만 누적 득표율 과반 확보에는 실패해 결선투표 가능성은 여전히 열려 있다. 이날 모집을 최종 마감한 경선 선거인단은 모두 108만5004명으로 당초 기대했던 150만명에는 미치지 못했다.

◇7연승 무패행진=문 고문은 경남 창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경선에서 선거인단 유효투표 수 2만5908표(투표율 62.60%) 가운데 1만1683표(45.09%)를 얻어 1위에 올랐다. 이어 김두관 전 경남지사가 1만1381표(43.93%)를 얻어 2위를 차지했다. 김 전 지사는 ‘텃밭’에서 1위를 하지 못했다. 손학규 (2444표·9.43%) 정세균(400표·1.55%) 상임고문은 고전했다.

이로써 문 고문은 지난달 25일 첫 경선지인 제주를 시작으로 울산 강원 충북 전북 인천에 이어 경남까지 총 7번의 지역 순회 경선에서 한 번도 1위를 놓치지 않았다. 하지만 누적 득표에서는 6만1904표(45.95%)로 과반에 미치지 못했다. 누적 기준으로 손 고문이 3만503표(22.64%)로 2위를 유지했으나 김 전 지사가 경남에서의 득표에 힘입어 2만7417표(20.35%)로 껑충 뛰어올라 손 고문을 바짝 쫓고 있다. 정 고문은 1만4905표(11.06%)에 그쳤다. 김 전 지사의 선전으로 ‘1강1중2약’ 구도가 ‘1강2중1약’ 구도로 전환됐다.

6일로 예정된 광주·전남 경선이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이 지역은 민주당의 전통적 지지기반이라는 의미를 넘어 전국적인 민주당 지지층 표심에 큰 영향을 미치는 전략적 요충지다. 선거인단도 13만9200여명으로 지금까지 치러진 경선지 중 가장 많다. 문 고문이 여기에서도 큰 격차로 승리하면 본선행 티켓을 거머쥘 수도 있지만 다른 후보가 1위를 차지할 경우에는 결선투표를 통해 역전극이 벌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경선 갈등 여전=경선 행사장에 이해찬 대표는 오지 않았다. 5일 국회 민주당 교섭단체 대표연설 준비를 이유로 둘러댔지만 경선을 둘러싸고 당 지도부를 향한 비문(非文·비문재인) 진영 지지자들의 불만이 커지며 현장 분위기가 험악해질 것을 우려해 불참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이 대표 대신 박지원 원내대표가 연단에 올라 인사말을 했다. 하지만 관중석에선 ‘때려치워라’ ‘꼼수야 꼼수’ 같은 불만이 터져나왔다.

정견 발표에서는 문 고문과 3인의 비문주자 간 신경전이 치열했다. 문 고문은 “여론조사 지지도만 봐도 경선 결과가 확인되는데 투표 결과에 승복하지 않고 되레 흠집을 내고 있다”고 날을 세웠다.

그러나 손 고문은 “친노 당권파는 정책과 비전에 대한 고민 없이 꼼수 개발에 몰두했다”며 “조작된 모바일심이 당심과 민심을 왜곡하는 경선을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김 전 지사도 “민주당에 패거리 정치와 패권주의가 지배하고 있다”고 가세했다.

창원=백민정 기자 min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