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옌볜 조선족자치주 60년] 초기엔 조선족이 주서기·주장 겸임… 당서기직 이젠 한족이 맡아

입력 2012-09-04 22:57


지금 옌볜조선족자치주 서기는 한족이, 주장은 조선족이 담당하고 있지만 초기에는 주서기와 주장을 조선족이 겸임했다. 초대 주장 주덕해(朱德海·본명 오기섭)부터 6대 리덕수(李德洙)가 자치주를 이끌었던 1984년 12월까지 32년여 동안 그랬다.

그만큼 조선족이 지금보다 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었다. 이제 중국 내 5개 소수민족 자치구나 30개 자치주 모두에서 최고위직인 당서기는 한족이 맡고 있다.

옌볜이 조선족자치구로 출범했다 3년 뒤 자치주로 바뀐 것도 위상이 낮아지는 결과를 초래했다. 더욱이 자치주 정부 내에서도 소위 ‘돈줄’은 한족이 잡고 있다.

옌볜조선족자치주가 52년 9월 3일 출범한 이래 지금까지 자치주 주장(州長)을 맡은 인사는 모두 13명이다.

자치주 정부 출범 초기 지도부 인사들은 중국공산당의 혁명 노선에 동조한 사람들이었다. 초대 주장 주덕해의 경우 31년 중국공산당에 가입했다. 그는 “동북지역에서 벼농사는 조선인이 개척했고 항일전쟁과 공산혁명의 승리에는 조선인의 피의 대가가 크다”며 재중국 조선인에게 중국 국적과 토지소유권을 달라고 당 중앙에 요청하는 등 자치주 정부 성립에 기여했다.

3대 주장 조남기(趙南起)는 뒤에 인민해방군 상장(대장)까지 올랐던 인물로 유명하다. 그는 중앙군사위원회 위원, 인민정치협상회의 부주석을 맡았다. 6대 주장 리덕수는 통일전선공작부(통전부) 부부장과 국가민족사무위원회 주임을 담당했다.

현재 당 중앙에 진출한 조선족은 2명뿐이다. 소수민족의 한계를 보여주는 사례다. 9대 주장 전철수(全哲洙)와 12대 주장 김진길(金振吉)이 그들로 둘 다 당 중앙후보위원이다. 전철수는 통전부 부부장을 맡고 있다.

옌지=정원교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