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업계 “내수부진 탈출”… 가을大戰

입력 2012-09-04 18:56


지난 한 달간 국내 판매량이 2009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한 국내차 업계가 9월 내수 만회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자동차 비수기인 6∼8월의 판매조건을 추석 귀성으로 새 차 구입이 증가하는 9월에도 유지·확대하는 한편 수입차 고객을 유인하는 마케팅에도 열심이다.

기아자동차는 4일 준중형 신차 K3의 출시를 기념해 15일까지 K5, K7, K9을 계약하고 28일까지 출고하는 고객에게 차값 20만원을 깎아준다고 밝혔다. 신차는 K3이지만 다른 K시리즈도 덩달아 할인해 주는 방식이다. 기아차의 9월 판매조건에는 K5 하이브리드 250만원 할인을 포함해 총 9가지 브랜드가 할인 대상에 포함돼 있다. 다자녀가정, 재구매 고객 등 타깃 판촉 프로그램까지 합치면 9월에 총 9개의 이벤트가 동시 가동된다.

현대차 역시 쏘나타 하이브리드를 250만원 할인해주는 한편 i40는 8월에 비해 할인폭을 50만원까지 확대했다. 벨로스터와 투싼ix도 30만원 할인 항목을 추가했다.

눈길을 끄는 건 수입차 보유 고객 빼앗아오기 전략이다. 현대·기아차는 8월 31일 기준으로 자동차 등록원부에 수입차를 가진 고객이 제네시스 에쿠스를 사면 50만원, K9 K7 K5 i30 i40 등을 구입하면 30만원을 할인해 준다. 현대차 관계자는 “4일 임금협상이 노조의 찬반투표를 통과해 공장의 추가 생산이 가능해졌으므로, 신형 싼타페 등 밀린 주문을 빨리 출고해 부진을 만회하겠다”고 말했다.

한국지엠은 ‘러브 세이프티, 러브 쉐보레’ 프로그램을 시작한다. 대표차종 스파크 크루즈는 36개월 할부를 선택할 수 있게 됐으며 2013년형 올란도 디젤은 30만원의 유류비 지원이 추가됐다. 르노삼성은 처음 면허를 딴 사람이 새로 출시된 뉴SM3를 사면 20만원을 깎아준다. 기존 올뉴SM7 역시 50만원의 유류비 지원이 추가됐다. 쌍용차도 추석 귀성비 명목으로 체어맨H 300만원, 코란도C 50만원을 할인해 준다.

기아차는 불황 속에서 빛을 발하는 경차 판매에 더욱 신경을 쓰고 있다. 기아차는 이날 레이의 2013년형 모델을 새로 출시했다. 다른 경차보다 차체는 큰데 힘이 없다는 지적을 받아들여 1.0 터보 엔진을 새로 달았다. 출력과 토크는 각각 36%와 46% 개선됐고 구연비 기준 17.9㎞/ℓ(신연비 13.9㎞/ℓ)를 기록해 연비 성능도 5% 좋아졌다. 레이의 사촌인 기아의 모닝은 지난달 7465대가 팔려 아반떼와 쏘나타를 밀어내고 국내 판매량 1위를 기록했다. 경차가 내수 1위에 오른 건 지난해 2월 이후 18개월 만의 일이다.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