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패럴림픽] 탁구 단식 금메달 김영건 “라켓 안놓길 잘했어요”

입력 2012-09-05 00:38

“탁구를 그만두지 않길 정말 잘했어요.”

한국 장애인 탁구의 간판 김영건(28)이 3일(이하 현지시간) 영국 런던 엑셀 노스 아레나에서 열린 2012 런던 패럴림픽 남자 탁구 단식 클래스4 결승전에서 중국의 장얀을 3대 1(14-12 11-9 12-14 11-9)로 제압하고 금메달을 차지했다. 이번 대회 탁구 종목에서 나온 한국 대표팀의 첫 금메달이자 전체 4번째 금메달이다. 김영건 개인으로는 3번째 패럴림픽 금메달이다.

김영건은 중학교 1학년 겨울 갑자기 척수에 염증이 생겨 뇌와 팔다리를 잇는 신경이 손상되는 바람에 휠체어에 의지하게 됐다. 운동신경이 좋았던 그는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탁구 선수의 길을 선택했고, 약관의 나이로 참가한 2004년 아테네 패럴림픽에서 탁구 단식 및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따 2관왕에 올랐다.

당시엔 모든 것을 다 가진 것 같았지만 현실은 녹록하지 않았다. 2004년까지만 해도 비장애인 올림픽과는 달리 패럴림픽에선 금메달을 따도 포상금이 없었고 연금 혜택은 비장애인 선수의 절반 수준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탁구 선수로서 생계를 잇기 어려울 것 같다고 생각한 그는 그만둬야겠다는 생각까지 하게 됐다.

고민의 와중에 다시 출전한 2008년 베이징 패럴림픽에서 그는 단 하나의 메달도 따지 못했다. 너무 많은 훈련을 한 탓에 휠체어에 피부가 쓸려서 화상을 입었기 때문이다. 이후 슬럼프를 극복하고 연습에 매진한 끝에 그는 8년만에 다시 세계 정상에 섰다. 그는 2016년 리우 패럴림픽에도 도전할 예정이다. 김영건은 6일 탁구 단체전에서 2관왕을 노린다.

김영건에 이어 탁구 남자 단식 클래스2 결승에 오른 김경묵(47)은 슬로베니아의 얀 리아포스에게 1대 3으로 아쉽게 패해 은메달을 땄다. 여자 양궁의 이화숙(46)도 4일 개인 리커브 스탠딩 결승에서 중국의 얀휘리엔에 세트스코어 4대 6으로 지고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은 탁구에서 금메달 1개와 은메달 2개, 양궁에서 은메달 1개를 추가하며 지금까지 금메달 4개, 은메달 4개, 동메달 4개를 따냈다. 한편 사상 처음으로 패럴림픽 무대를 밟은 북한의 유일한 출전 선수인 임주성(17)은 수영 남자 자유형 50m S6 예선 2조 경기에서 47초87의 성적으로 6위에 그치며 예선탈락했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