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법대 교수 “애플도 카피캣”

입력 2012-09-04 22:57

미국의 두 법대 교수가 삼성을 ‘모방자(copycat)’라고 비난해 온 애플 역시 오래전부터 모방을 통해 지금의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했다는 주장을 제기했다.

미 경제전문지 포브스(Forbes)는 4일 ‘모방 경제(Knock-off Economy)’라는 책의 공동 저자인 UCLA 법대 교수 칼 라우스티알라와 버지니아 법대 교수 크리스 스프리그만이 삼성-애플 소송에 대해 논평한 내용을 소개했다. 두 교수는 “많은 모방자들이 그랬던 것처럼 애플 자체가 모방의 연속이었다”고 설명하면서 1979년 애플 최고경영자(CEO) 스티브 잡스가 제록스(Xerox) 연구소를 방문했던 사례를 언급했다. 이들은 “잡스가 그토록 경멸했던 모방을 애플도 했다”면서 “하지만 애플이 제록스와 라이선스 계약을 한 어떤 흔적도 없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들은 “아이폰과 아이패드의 직사각형 모양은 예전의 ‘페이퍼 리딩’ 기기들과 많이 닮았다”면서 “종이의 발명과 직사각형폰 사이에는 많은 되풀이가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모방이 전자제품뿐 아니라 많은 분야에서 이뤄지는 지극히 정상적인 행위였고, 이는 더 많은 경쟁을 일으킨다는 점에서 유익하다는 주장도 펼쳤다.

한편 이날 공개된 애플의 내부 자료 ‘3GSM 트레이드 쇼 분석’ 문건에 따르면 애플은 삼성전자 ‘F700’과 LG전자 ‘프라다폰’의 세부 스펙, 외형을 분석해 본사에 보고한 것으로 나타났다. 애플 유럽 마케팅팀이 2006년 작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문건은 총 51쪽의 프레젠테이션 자료다. 삼성은 이 자료를 “애플도 베꼈다”는 증거로 미국 법원에 제출했지만 증거 채택에 실패했다.

홍해인 우성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