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사랑하며-변영인] 이 순간 지금의 나는
입력 2012-09-04 18:40
오늘은 우리를, 아니 나부터 지금의 나를 살펴보고 싶습니다. 사랑의 말은 더 늘어났는데 사랑의 실천은 줄었고, 오히려 미워해야 할 일들이 너무 자주 마음을 힘들게 합니다.
그 높고 드넓은 하늘의 달도 정복했건만 우리 이웃을 스스럼없이 만나기는 더욱 힘들어졌습니다. 우리는 높은 빌딩과 넓은 고속도로를 달리고 있지만, 마음은 더 조급해지고 시야는 점점 더 좁아져 갑니다. 턱없이 화려한 결혼식이 처처에 눈부시게 아름답지만 더 아프고 더 상처를 나누는 비싼 대가를 치른 이혼은 더 늘었습니다.
이런 소용돌이 같은 일상일지라도 우리 모두가 더운 가슴을 가진 채 하늘 아래 사람임을 놓치지 않을 수 있다는 희망을 말하고 싶습니다. 이 순간 나를 있는 그대로 들여다보는 일을 자주 하는 것입니다. 가족, 옆 사람들과 더 따뜻이 진실하려는 수고를 조금만 더 하는 일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그 누구에게 너무 집착하지도 말고, 내 요구가 과하지 않나 더 생각해 보고 싶습니다.
이럼으로 인해 순간순간에 지금보다 좀 더 착해지는 일입니다. 나의 한계를 알아 지식을 구하고 가족이나, 아니면 주변에서 내 약점을 이야기할 때 역정을 내지 않고 그대로 받아들여 보는 일 또한 우리가 더 착해지는 길이고 더 사람다워지는 일일 겁니다. 주변의 좋아하는 사람들과 평소 즐기던 음식을 함께 나누고 다소 생소한 곳을 설레는 마음으로 찾아보기도 하면서….
삶이 고달프다고만 말하지 말고 다소 생각의 차이임을 인정만 하더라도 우리네 삶은 아름다운 작은 순간들로 만만치 않게 가득할 수 있습니다. 맘 상한 일들이 많다고 결코 늘 불행하지만은 않았으며 늘 행복함은 더더욱 아니더라도 자잘한 부스러기와 같은 기쁨도 행복도 우리에게 살만하다고 우리를 스스로 추스르게 합니다. 자잘한 꿈과 계획을 적어보시는 것도 작은 행복의 시작입니다.
작은 웃음표와 문자, 사랑의 몇몇 글귀는 고만고만한 행복들이기에 충분합니다. 나와 너의 삶에서 그리고 그 누군가의 삶에 작은 미소와 기쁨을 더해 줄 수 있는 일을 지금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소박한 나눔은 그 누군가에게 지금 꼭 사랑의 메시지가 절실한 때일지도 모르기 때문입니다.
그러기에 우리는 지금 이 순간 이렇게 해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당신은 오늘, 지금 이 순간 위대한 삶의 주인공이라고….”
변영인(동서대 교수·상담심리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