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정도 생겼으면 대통령해도 된다?… 케네디·레이건 얼굴 덕 톡톡

입력 2012-09-04 17:51

에이브러햄 링컨 정부에서 장관을 지냈던 에드윈 스탠턴은 변호사 시절 링컨더러 ‘고릴라를 구경하려고 아프리카로 갈 필요는 없다’고 말한 적이 있다. 링컨이 TV시대에 살았다면 과연 대통령이 되었을까 하는 호기심은 쓸데없는 입방아일망정 어느 정도 진실을 담고 있다.

TV시대에 살았기 때문에 대통령이 됐다는 ‘의심’을 받는 인물도 존재한다. 외모가 능력을 훨씬 능가했다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얼굴 덕’을 톡톡히 본 사람들이다. 1960년 대선에서는 라디오만 있는 가정은 리처드 닉슨에 투표하고, TV가 있는 가정은 존 F 케네디에 투표했다는 말이 돌았다. 패기만만한 데다 미남이기까지 했던 케네디는 당선 당시 43세였다.

배우 출신 정치인 로널드 레이건은 80년 현직 프리미엄을 누리고 있었던 지미 카터를 꺾고 당선되는 파란을 일으켰다. 당선 당시 69세로 나이가 많았지만 미국인들은 레이건의 유쾌한 화술과 부드러운 외모에 열광했다. 무능하다는 평도 많았지만 치매 판정을 받았을 때는 온 나라가 슬픔에 잠겼다. 빌 클린턴과 버락 오바마도 호감 가는 외모로 여성 유권자들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은 경우다.

미국뿐 아니라 세계 각국 정상들 중에도 잘생긴 외모를 정치력으로 활용하는 경우가 많다. 멕시코의 엔리케 페냐 니에토 대통령 당선자는 영화배우 뺨치는 외모에 연예인 아내를 둔 덕을 톡톡히 봤다. 서방 언론들이 ‘페냐 니에토의 얼굴이 소속당의 부패 이미지까지 희석시키고 있다’고 지적할 정도다. 네덜란드 마르크 뤼터 총리와 부랴트의 비야체슬라브 나고비트신 대통령도 국민적 인기를 누리는 배경에 잘생긴 얼굴이 꼽힌다. 줄리아 길라드 호주 총리는 손꼽히는 미녀 정치인이다.

미 정계에서 ‘떠오르는 샛별’로 주목받는 이도 외모와 무관하지 않다. 밋 롬니 공화당 대통령후보 캠프가 러닝메이트로 폴 라이언 하원의원을 지명하자 현지 신문에는 연일 운동으로 다져진 라이언의 몸매와 잘생긴 얼굴, 특이한 패션 감각에 대한 분석 기사가 상세히 실렸다.

반대의 경우도 있다. 지난달 28일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기조연설을 한 크리스 크리스티 뉴저지 주지사는 살집 있는 몸매로 ‘역 주목’을 받고 있다. 미국 언론들은 ‘크리스티의 몸무게가 몇이나 될까’ 하는 짓궂은 설문조사도 서슴지 않는다. 폭스뉴스는 “사람들이 크리스티를 보고 보통 사람과 다름없다는 친근감을 느낀다”고 짚기도 했다.

양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