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전통시장’ 자구 노력이 먼저다

입력 2012-09-03 21:47


기업형 슈퍼마켓(SSM)과 대형마트 등장으로 위기를 맞고 있는 전통시장이 생존하려면 ‘상인들의 자구 노력이 가장 중요하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부산발전연구원은 3일 ‘위기의 전통시장, 자구노력 있어야 생존’이란 주제의 보고서를 통해 전통시장 살리기 방안을 제시했다.

보고서에는 전통시장 활성화의 성공 사례로 상인들 스스로 변화를 주도한 서울 ‘우림시장’, 젊은 상인의 조직화와 문전성시 프로젝트로 상권을 활성화시킨 수원 ‘못골시장’, 상생협력의 부산 ‘동래시장’, 지역주민의 시장 살리기 노력이 돋보이는 전주 ‘남부시장’ 등이 소개됐다.

서울 우림시장의 경우 인근에 대형마트가 들어서면서 196개 영세 상인들이 문을 닫을 형편이었다. 그러나 상인들이 전국 최초로 금연시장을 선포한 데 이어 카트기 설치, 택배차량 운행, 무료 주차장 마련 등으로 시장 활성화에 성공했다.

수원 못골시장은 점포 90여개의 골목시장이지만 30∼40대 젊은 상인들을 중심으로 쿠폰을 발행하고 다양한 문화프로젝트를 추진한 결과 2년만에 손님 30%, 점포당 매출 23%의 신장세를 보였다.

부산 동래시장은 인근 대형마트인 메가마트와 상생협력에 성공한 케이스다. 메가마트는 2층 식당가를 자진 폐쇄하고 700여대 규모의 주차장을 인근 전통시장에 개방하는 한편 위생·친절 서비스를 전통시장에 전수했다.

명륜1번가와 동래시장은 메가마트에서 식자재를 공동으로 구매함으로써 상호 ‘윈-윈’하고 있다.

전국 최대 쌀 시장으로 유명했던 전주 남부시장은 청년들이 나서 칵테일바·한방차·보드게임방 등을 개설하고 상가 외관을 아름답게 단장했다. 또 인근 한옥마을·영화의 거리 등과 연계한 문화콘텐츠를 시장에 접목시켜 활기를 되찾았다.

부산발전연구원 황영순 연구위원은 “전통시장이 생존하려면 상인의 자구노력이 가장 중요하다”며“ 여기에 정부와 지자체, 기업 등의 지원이 활성화에 탄력을 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부산=윤봉학 기자 bhy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