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 때 북한서 피란 온 89세 김순전 할머니 평생 어렵게 모은 전 재산 100억 연세대에 기부

입력 2012-09-03 21:56

90세를 바라보는 할머니가 평생 모은 재산 100억원을 대학에 기부했다. 연세대는 김순전(89) 할머니가 서울 중곡동 자택, 숭인동, 능동, 공릉동 소재 주택 및 상가 4채의 소유 지분과 예금 등 100억원 규모의 재산을 연세대에 기부하기로 했다고 3일 밝혔다.

김 할머니는 한국전쟁 중 이불 한 채만을 들고 고향 황해도에서 서울로 내려왔다. 김 할머니는 “버스비를 아끼려고 후암동에서 동대문까지 네다섯 정거장을 매일 걸어다녔다”며 “온갖 장사에 안 해본 일이 없다”고 말했다. 김 할머니는 어렵게 모은 돈으로 부동산을 샀고, 부동산 가격이 올라 재산 규모가 100억원까지 늘었다.

김 할머니는 “저는 생각지 마시고 그저 어려운 아이들을 뽑아 훌륭한 일꾼으로 만들어 주길 바란다”며 장학금 기부 이유를 밝혔다. 연세대 정갑영 총장은 “얼마나 크고 소중한 돈인지 알고 있다”며 “한 푼도 허투루 쓰지 않고 어르신의 뜻대로 잘 쓰겠다”고 감사의 뜻을 전했다. 연세대 관계자는 “할머니를 세브란스 병원으로 따로 초청해 건강상태를 체크하고 보청기를 선물했다”고 말했다. 연세대는 할머니 이름을 딴 ‘김순전 장학기금’을 운영할 예정이며, 할머니 사후 장례도 주관하겠다고 밝혔다.

이사야 기자 Isaia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