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12 쿠데타 발생 6년 전인 1973년 美, 전두환 등 하나회 세력 주목하고 있었다”
입력 2012-09-03 21:50
주한 미대사관이 1973년 작성한 한국의 차세대 지도자 명단에 당시 41세의 전두환 전 대통령(당시 제1공수여단장)과 31세였던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당시 중앙일보 이사) 등이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기독교계에선 강원용 목사와 김수환 추기경이 명단에 있었다.
재미블로거 안치용씨가 최근 공개한 미 국무부 전문 사본에 따르면, 73년 3월 30일 당시 필립 하비브 주한 미대사가 작성해 보고한 8쪽 분량의 비밀 전문 ‘한국의 잠재적 지도자 명단’에는 이 회장과 전두환 등 군부와 언론계 학계 정계 등에서 84명이 올랐다.
재계에서 명단에 포함된 인물은 정인영 당시 현대건설 사장, 이종영 대림건설 회장 등 대부분 창업자이거나 최고경영자였으나 이건희 회장은 신문사 소속이었고 전체 명단 등재자들 중에서도 최연소였다.
하비브 대사는 또 군부에선 당시 청와대 국가안보보좌관이었던 서종철 대장을 포함해 강창성 육군 보안사령관 등 고위 장성들과 함께 준장급인 전두환 여단장과 김복동 해병대 준장을 명단에 올렸다. 육사 11기인 두 사람은 그해 1월 처음 별을 달았다. 미국은 12·12 쿠데타가 일어나기 6년 전에 이미 하나회 등 군내 정치 세력을 감지하고 있었던 셈이다.
김지방 기자 fatty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