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유로존 탈퇴 대비, 美은행·기업 비상대책 마련
입력 2012-09-03 19:19
미국의 투자은행 아메리카 메릴린치 은행(BoA)은 최근 ‘유사시에 대비’해 그리스에서 현금을 대량 수송할 수 있는 트럭을 확보할 수 있는지 조사했다.
자동차회사 포드도 ‘유사시에 대비’해 그리스의 새로운 화폐 단위에 즉시 적용, 사용할 있도록 회사 컴퓨터 시스템을 개선했다.
뉴욕타임스(NYT)는 3일(현지시간) 인터넷판을 통해 미국 기업들이 “이전에는 생각지도 않았던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가능성에 대비, 비상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전했다.
‘유사시 대비’란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를 말한다. BoA는 이런 상황이 발생하면 바로 직전 유로화를 대량 인출해 고객 회사들에 전달한다는 비상계획을 세운 것이다. 포드는 그리스가 유로존을 탈퇴해 드라크마화(貨)로 돌아가게 될 경우 바로 회사 컴퓨터 시스템이 적응할 수 있도록 방안을 마련한 것이다.
미국의 큰 은행이나 컨설팅 회사들은 지금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가 현실화되면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가를 기업들에 자문해 주고 있다. NYT에 따르면 많은 기업이 그리스 탈퇴가 이뤄지게 될 경우 그 위기 압력이 이탈리아, 스페인으로 옮겨가면서 더 큰 위기를 불러올 수도 있다고 걱정하고 있다. 한 기업 자문관은 “대부분 회사들이 준비를 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미국의 10여개 큰 기업들에 비상계획 자문을 해주고 있는 기업 재무분석가인 피터 프랭크는 기업들의 준비가 다양하다고 전했다. 한 기업은 ‘만약 그리스가 금요일 밤에 유로존 탈퇴를 결정하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나’라는 질문을 해왔고, 다른 기업은 ‘종업원에게 지급할 5만 유로를 기차로 운반하는 방안’ 등을 물어왔다고 한다.
이런 가운데 유럽중앙은행(ECB) 통화정책 이사회가 오는 6일 열릴 예정이어서 전 세계 금융시장이 주목하고 있다.
김명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