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지역 ‘태풍 낙과’ 처리 골머리
입력 2012-09-03 19:21
태풍 볼라벤과 덴빈으로 사상 최악의 낙과(落果) 피해가 발생한 전남지역에서는 낙과처리가 골칫거리가 되고 있다. 또 비바람에 가지가 부러지는 등 나무상태가 약화돼 내년 농사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3일 전남도와 과수농가 등에 따르면 이날 현재 낙과 피해 면적은 배 3653ha, 단감 1825ha, 사과 289ha 등 모두 7178ha에 달하고 있다. 전체 과수면적 1만6531ha의 43.2%다. 매실, 복숭아 등 수확을 끝낸 과수 면적을 감안할 경우 대부분 과수원에서 낙과 피해가 발생했다.
배 주산지인 나주지역에서 떨어진 배만도 4만2000여t으로 전체 낙과량은 10만t이 넘을 것으로 도는 추산하고 있다.
떨어진 과일 대부분의 당도와 맛 등이 크게 떨어져 상품화가 쉽지 않다는 게 과수농가의 얘기다. 나주시와 농협은 낙과배 상품화에 나섰으나 겨우 400t에 그치고 있다. 낙과는 소 돼지 등의 사료로도 무한정 공급할 수 없어 처리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게다가 대부분 나무가 가지가 찢기고 잎이 떨어지는 등 활력도가 떨어지면서 내년 착과 불량과 수확감소가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한편, 나주시와 농협 등이 낙과(落果) 피해농가에 조금이나마 도움을 주기 위해 낙과 팔아주기운동에 총력전을 펴고 있다. 나주시는 오는 6일부터 13일까지 ‘태풍이 일찍 수확한 배’라는 이름으로 낙과 배 1300t을 5㎏들이 상자당 1만원(택배비 포함)에 판매하기로 했다고 3일 밝혔다.
농협전남지역본부도 광주 동구 KT정보센터 광장(3∼5일)과 광주시청 광장(4일)에서 낙과 판매 특별직거래장터를 연다. 광주 수완지구의 농협 광주유통센터에서도 오는 9일까지 특별매장을 운영한다. 이 밖에 광양시농업기술센터는 4∼7일 광양시 옥룡면 추산리 도선국사마을에서 태풍으로 떨어진 감을 활용한 천연염색교육을 실시한다.
전북 익산시도 3일 시청 주차장에서 사랑의 낙과(사과·배) 팔아주기 행사를 가졌다. 익산시는 직원과 시민들을 대상으로 이날 금마, 낭산, 왕궁지역 25농가에서 수거해 온 낙과 사과 3t과 배 5t을 판매했다. 시는 행사를 8일까지 실시해 모두 42t 정도를 판매할 계획이다.
나주=이상일 기자 silee06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