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중·고생 10명 중 3명 “이유없이 불안·분노”
입력 2012-09-03 19:11
초·중·고교생 10명 가운데 3명은 별다른 이유 없이 불안감에 시달리거나 걷잡을 수 없는 분노에 휩싸이는 등 심리적 불안 증세를 경험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5명 중 2명은 평소에 학교를 그만 두고 싶다는 생각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학생들은 교사를 고민 상담 대상으로 여기지 않고 거리를 두고 있다고 답했다.
교육과학기술부는 ‘2012 인성교육 실태조사’ 결과를 3일 발표했다. 조사는 7월 6∼26일 500개 학교에서 학생·학부모·교사 5만7902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조사 대상 학생 3만1364명 중 ‘지난 일주일 동안 아무런 이유 없이 불안한 적이 있는가’라는 질문에 30.9%(‘그렇다’ 24.3%, ‘매우 그렇다’ 6.6%)가 불안감을 호소했다. ‘지난 일주일 동안 걷잡을 수 없이 화가 치민 적이 있는가’라는 물음에는 ‘그렇다’와 ‘매우 그렇다’는 대답이 33.7%에 달했다.
‘평소에 학교를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 적 있는가’라는 물음에는 40.3%가 ‘그렇다’고 답했다. 그만두고 싶은 이유로는 ‘학업성적’(41.8%)이 가장 많이 꼽혔으며, ‘재미없는 학교생활’(22.1%), ‘친구관계’(13.5%), ‘선생님과의 문제’(6.1%) 등 순이었다.
학생들은 자신의 고민을 주로 또래들과 부모님에게 털어놨다. 조사대상 학생 중 43.1%가 고민 상담 대상으로 친구를 꼽았으며 부모님(30.1%)이 그 뒤를 이었다. 혼자 고민한다는 응답도 18.2%에 달했으나 학교 선생님을 지목한 청소년은 2.8%에 그쳤다.
학생·학부모와 교사들은 인성교육의 책임 소재를 놓고 커다란 인식차를 드러냈다. 교사는 ‘부모님의 잘못된 교육관’(45.6%)을 인성교육의 장애요인으로 가장 많이 꼽았지만, 학생과 학부모들은 ‘성적위주의 학교교육’을 각각 33.4%, 27.6%로 가장 많이 지목했다. ‘친구와 싸움 전 대화로 해결하려고 노력하는가’라는 질문에 학생은 86.0%, 학부모 91.1%가 ‘그렇다’ 혹은 ‘매우 그렇다’라고 답했지만 교사 66.2%는 ‘전혀 아니다’ 혹은 ‘아니다’라고 응답해 상반된 의견을 내놨다.
괴롭힘을 당하는 친구를 봤을 때 학생들은 49.3%가 ‘신고’, 20.8%가 ‘주변에 도움 요청’, 19.2%는 ‘적극 제지’라고 답했지만 ‘그냥 지나감’이라는 대답도 10.8%나 나왔다.
한편, 교과부가 포털사이트 ‘네이버’와 일반인 8만3608명을 대상으로 7월 23일∼8월 24일 진행한 ‘인성교육 대국민 설문조사’에서는 ‘신뢰·협력·참여 등 청소년들의 더불어 사는 능력’에 대한 질문에 75.6%가 ‘낮다’(58.0%), ‘매우 낮다’(17.6%)로 답했다. 정직성에 대해서는 51.1%가 부정적으로 봤다.
이도경 기자 yid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