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민은 ‘에어쇼’ 관람도 못하나

입력 2012-09-03 23:42

한 탈북민이 아들과 함께 신청했던 공군 에어쇼 참가를 거부당했다. 지난 2000년 탈북한 동명숙(36·여)씨는 지난 1일 경기도 성남시 서울공항에서 열린 ‘블랙이글 에어쇼’ 관람을 신청했다. 5살 아들에게 보여주기 위해서였다. 동씨는 행사 하루 전인 지난달 31일 공군 담당자로부터 ‘관람불가’ 통보 전화를 받았다. ‘청와대 경호처에서 신원 확인이 안 된다는 통보를 받아 에어쇼 행사장에 입장할 수 없다’는 내용이었다고 동씨는 전했다.

동씨는 이러한 경위를 블로그에 올린 뒤 “탈북민인 제가 공군기지 비밀을 북한으로 유출할 수 있는 위험이 있었던 것인지, 에어쇼를 참관하는 대통령에게 위해를 가할 수 있는 사람으로 보였던 것인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동씨는 3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정상적인 절차를 거쳐 참가 신청을 했는데 대한민국 국민으로 제대로 대우받고 있는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국민과 함께하는 블랙이글 에어쇼’에는 이명박 대통령을 비롯해 김관진 국방부 장관, 권오성 한미연합사 부사령관, 지역주민 등 5500여명이 참석했고, 입장을 거부당한 사람은 동씨 한 사람뿐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공군 행사팀 관계자는 “행사본부 회의에서 동씨의 신원 확인이 안 돼 부적격 판정이 났다고 해서 통보했을 뿐”이라고 밝혔다. 청와대 경호처 관계자는 “탈북자란 이유로 참가할 수 없다고 통보한 적이 없다”고 해명했다.

신상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