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롯데家 맏딸들 면세점 전쟁 4라운드

입력 2012-09-03 21:54

삼성가(家)와 롯데가의 맏딸들이 다시 한번 자존심을 건 대결을 펼친다.

3일 면세점 업계에 따르면 인천공항 내 한국관광공사 면세점을 두고 이부진(42) 호텔신라 사장과 신영자(70)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의 치열한 인수전이 벌어질 전망이다. 최근 인천공항공사가 한국관광공사와 면세점 사업권 재계약을 하지 않기로 했기 때문이다.

인천국제공항 면세점에서 한국관광공사의 매출은 지난해 기준 1920억원 정도로 공항 면세점 전체 매출의 10%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현재 인천공항 면세점 점유율을 롯데가 50%, 신라가 40%를 가지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한국관광공사가 운영하던 나머지 10%를 누가 갖느냐에 따라 두 면세점의 점유율 순위가 결정되는 것이다.

양측은 입찰공고가 나온 뒤에 입장을 밝히겠다며 말을 아끼는 분위기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양대 산맥인 두 면세점이 입찰에 참여하는 것을 기정사실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인천공항 내 면세점 점유율은 롯데가 신라를 앞서고 있지만 한국관광공사 면세점을 흡수하게 되면 순위가 뒤바뀔 수 있다”며 “롯데와 신라의 팽팽한 유치전이 벌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지금까지 두 사람의 전적은 1승(롯데의 AK플라자 인수)-1무(김포공항)-1패(신라의 인천공항 루이비통 매장 유치)로 팽팽하다. 신 이사장은 지난 2월 롯데쇼핑 사장에서 물러나며 경영일선에서 손을 뗐지만 롯데쇼핑 이사로서 여전히 막후에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국관광공사의 면세점 사업권은 내년 2월로 만료되며 정식 입찰 공고는 이달 말에 이뤄질 예정이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