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장 안내 로봇 어! 한국 제품이네”
입력 2012-09-03 18:59
‘국제가전박람회(IFA) 2012’ 전시장은 어딜가나 사람들로 북적였다. 하지만 14만2200㎡의 광활한 전시장에서 자신이 원하는 부스를 찾기란 쉽지 않았다.
2일(현지시간) 11-1 전시장 앞 사람들 사이로 로봇이 나타났다. 가고 싶은 IFA 전시장 위치를 확인하고 해당 장소의 정보까지 알려주는 친절한 로봇이었다. 이 로봇은 한국의 중소기업인 퓨처로봇에서 개발한 ‘퓨로(사진)’였다. IFA 사무국 요청으로 전시관 안내 업무를 맡았다.
퓨처로봇처럼 기술력을 갖춘 한국의 중소기업들이 IFA를 통해 해외 시장 개척에 나섰다. 모뉴엘이나 동양매직, 휴롬 등 중견업체들은 단독 부스를 마련했고 36개 중소기업은 26번 국제전시관에 ‘한국관’을 만들었다.
중소기업들이 해외 전시회에 참가하는 이유는 해외 시장 진출의 교두보 역할을 한다는 점 때문이다.
지방 소재 27개 중소기업에 IFA 참가비를 지원한 한국전자정보통신산업진흥회의 최윤희 차장은 “일단 IFA 전시에 참여한 업체라면 바이어들의 신뢰도가 높아져 수출 계약 등에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3년차 신생기업인 퓨처로봇은 해외 전시회에 참가한 덕을 톡톡히 봤다. IFA에 앞서 지난 3월 처음으로 해외 전시회인 세빗(Cebit)에 참가한 뒤 브라질에 150대를 공급하는 계약을 맺었다. 이 밖에 프랑스, 독일, 중국 등과도 총판 및 대리점 계약을 체결했다. IFA를 통해 중국, 대만 등 제조사들과 사업 협력을 논의 중이다.
5000억원 매출 돌파를 목표하는 모뉴엘도 IFA를 통해 유럽 가전시장 공략에 나설 계획이다.
중소기업들의 강점은 기술력을 앞세운 특화된 아이디어 상품이다. 퓨처로봇은 뛰어난 기술력으로 주목할 만한 신기술을 공개하는 IFA 테크와치(Tecwatch) 무대에 한국 기업으로는 유일하게 올랐다. 이 밖에 손가락에 끼워서 사용하는 네오리플렉스의 ‘무선 3D 손가락 마우스’, 유리창을 청소하는 일심글로벌의 ‘청소로봇’, 항균부터 건조까지 해주는 HNC의 ‘스마트 옷걸이’ 등도 바이어들의 관심을 모았다.
최 차장은 “우리나라 기업들은 완제품을 갖고 온다”면서 “기술력은 물론 시장성까지 평가하기 때문에 바이어들의 만족도가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베를린=서윤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