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패럴림픽] “아이유, 금메달 못따서 미안해!”… 탁구 손병준, 은메달 걸고 ‘팬심’ 전해
입력 2012-09-03 22:18
“지금 많이 생각나는 사람은 아이유.”
한국 장애인탁구의 미래로 꼽히는 손병준(17)이 패럴림픽 첫 출전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손병준은 3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액셀 노스아레나1에서 열린 2012 런던패럴림픽 남자 탁구 단식 Class11 결승전에서 피터 팔로스(헝가리)에게 1대 3으로 아깝게 패했다.
한국 대표팀에서 가장 어린 선수 가운데 한명인 손병준은 국제패럴림픽조직위원회가 12년 만에 지적장애인 선수들에게 문호를 재개방하면서 런던패럴림픽에 출전했다. 조별 예선에서 라이벌인 팔로스를 3대 1로 꺾은 바 있어서 금메달이 예상됐지만 아쉽게 놓치고 말았다.
손병준은 경기 후 시무룩한 표정을 지었지만 기자들과의 인터뷰에서 “지금 가장 많이 생각나는 사람이 누구냐”는 질문에 “아이유”라고 수줍게 대답했다. 손병준을 지도한 김소연 코치는 그동안 힘든 훈련에 불만을 털어놓는 손병준에게 “금메달을 따면 네가 좋아하는 가수 아이유를 만날 수도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불어 넣었다.
지적장애인인 손병준의 신체 조건은 비장애인과 다를 것이 없기 때문에 다른 장애 선수보다 조금 더 강한 훈련을 받았다. 손병준은 아이유를 만나기 위해 열심히 했지만 결승에서 금메달을 놓치고 말았다. 하지만 손병준은 인터뷰를 통해 아이유에게 “금메달 따면 만날 수 있었을 텐데 금메달 못따 미안해! 다음엔 금메달 따서 꼭 만나고 싶어!”라며 풋풋한 팬심을 전했다.
한편 한국은 대회 4일째 금메달 1개와 동메달 3개를 추가한데 이어 5일째 초반 손병준의 은메달로 메달 레이스에 다시 시동을 걸었다.
앞서 강주영이 사격 혼성 10m 공기소총 입사 SH2(경추장애) 결선에서 705.5점의 패럴림픽 신기록으로 우승을 차지한데 이어 지적장애 선수 조원상이 수영 남자 200m 자유형 S14(지적장애) 결승에서 1분59초93으로 동메달을 차지했다. 탁구에서는 여자 개인 클래스 4의 문성혜와 남자 개인 클래스 5의 정은창이 동메달을 땄다.
중국이 금메달 35개로 1위를 고수하고 있고 개최국 영국(금 15개)이 2위, 호주(금 14개)가 3위로 뒤를 쫓고 있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