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옹기 만드는 4代 대가족의 느긋한 일상… 장수가족, 건강의 비밀 ‘흙으로 빚은 가족’
입력 2012-09-03 18:22
장수가족, 건강의 비밀 ‘흙으로 빚은 가족’(EBS·4일 밤 10시50분)
경북 상주시의 어느 마을. 이곳엔 4대(代)가 한데 모여 거주하는 대가족이 산다. 이 가문은 100년이 넘는 세월을 전통옹기를 만들며 살아왔다. 가장인 정학봉(87) 할아버지는 무형문화재 보유자이기도 하다. 각각 열세 살, 일곱 살인 증손자 두 명은 옹기 공장을 놀이터 삼아 뛰노는 게 일상인데, 이들 역시 옹기장이 장래희망이다.
정학봉 할아버지와 이은하(83) 할머니 부부는 여든을 훌쩍 넘긴 나이에도 옹기 공장의 마르지 않는 흙처럼, 쉬지 않는 물레처럼 건강한 모습이다. 할아버지는 매일 오토바이를 타고 약수를 뜨러 간다. 할머니는 밭일과 집안일을 오가며 진종일 쉴 새 없이 일하지만 지칠 줄 모른다.
노부부가 고령에도 이처럼 건강을 유지하는 비결은 무엇일까. 제작진은 그 비결을 ‘느긋함’에서 찾았다. 노부부는 갑자기 쏟아지는 장대비에도 다급해하지 않는다. 비 때문에 엉망이 된 흙바닥을 보고도 이를 보수하기 위해 서두르거나 누굴 재촉하는 일이 없다. 무슨 일을 맞닥뜨려도 느긋한 마음으로 지켜보고 기다리며 쉬엄쉬엄 임하는 것이 노부부, 나아가 이 가족의 특징이다.
이러한 ‘느긋함’은 곧 스트레스를 줄이고 마음의 안정을 유지할 수 있게 해준다. ‘느긋함’은 기다림이 ‘일상’일 수밖에 없는 옹기장에게 필수 덕목이기도 하다. 아울러 매 식사마다 먹는 묵힌 된장과 잡곡밥도 가족 전체가 건강을 유지할 수 있게 해주는 요소다.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