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설주는 北 고위직 딸?… 정보 당국 내부서도 ‘실체’ 논란

입력 2012-09-03 22:27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부인 이설주가 북한 매체에 의해 공개된 지 두 달이 지났지만 정보당국 내부에서는 이설주의 실체에 대한 논란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고위당국자는 3일 “퍼스트레이디 이설주가 (2005년 인천아시아육상선수권대회 응원단으로) 한국에 왔던 이설주가 아니라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 경호를 책임지던 고위직의 딸이라는 정보가 있다”며 “탈북자 중 자신의 부친이 이설주 부친과 같이 근무했다는 구체적인 증언도 있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국회 정보위원회에서 국가정보원이 ‘2009년 결혼했다’고 밝혔지만 결혼한 것이 지난 6월이라는 얘기도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 3월 8일 ‘부녀자의 날’을 맞아 북한 내 권력층과 외교사절단이 모두 가족동반으로 행사장에 참석했지만 김 제1위원장만 혼자 등장한 것도 ‘6월 결혼설’이 나오는 이유다. 이 당국자 발언은 국정원이 7월 26일 국회 정보위에서 밝힌 내용과 상충돼 주목된다. 당시 국정원은 이설주가 평범한 가정 출신의 24세 여성으로 은하수관현악단 출신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정부에서 명확하게 이설주 실체를 파악하지 못하고 헷갈려 하는 것은 정보당국이 2009년부터 김 제1위원장 부인으로 추정되는 인물을 잘못 짚었기 때문이라는 관측이 있다. 당초 정보당국이 함북 청진 태생의 김일성대학 출신 27세 여성을 김 제1위원장 부인으로 오인했다는 것이다. 정보당국은 현재까지 이설주의 집안 내력은 정확히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정원 발표대로 평범한 가정 출신이라고 할 때 이설주의 출신 성분을 단기간에 파악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관측된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김정은이 청진 출신의 김일성종합대학 박사과정 여성과 결혼했다는 복수의 탈북자들 주장으로 인해 정부 내에서 혼란이 있었던 것 같다”고 분석했다. 논란에 대해 정부 당국자는 “화면을 정밀 분석해 보면 한국을 방문했던 ‘소녀 이설주’와 퍼스트레이디 이설주는 동일인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이성규 기자 zhibag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