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 환자 100명 중 5명 암 투병… 가톨릭대 내분비내과 분석

입력 2012-09-03 18:00


당뇨 환자 100명 중 5명이 치명적인 암까지 얻어 2중고를 겪는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가톨릭대 내분비내과 유순집, 이상수 교수팀은 최근 6개월 사이 부천성모병원 당뇨병센터를 이용한 당뇨 환자 4779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4.7%(223명)가 당뇨 판정 전후로 암 진단을 받아 투병 중인 것으로 집계됐다고 3일 밝혔다.

당뇨 투병 중 암 진단을 받는 환자가 100명 중 약 5명에 이르는 셈이다. 당뇨 환자의 이 같은 암 유병률은 2009년 국가암등록통계 기준 우리나라 국민 전체의 암 발생률 2.9%보다 약 1.6배 높은 수치다.

남녀간 암 발생률에선 각각 조사대상 여성 당뇨 환자(2526명)의 4.8%, 남성 당뇨 환자(2253명)의 4.5%로 큰 차이가 없었다.

하지만 남성 당뇨 환자들은 위암→ 결장암→ 간암→ 비뇨기암→ 갑상선암 순, 여성 당뇨 환자들은 갑상선암→ 유방암→ 결장암→ 간암→ 자궁암→ 위암 순으로 조금 다른 양상을 보였다. 구조적으로 췌장 조직을 손상, 당뇨 증상이 수반될 수밖에 없는 췌장암은 남녀를 합쳐 6명(1.3%)에 불과했다.

유 교수는 “당뇨 환자의 발암 위험이 높다는 사실은 그동안 의학계에서 꾸준히 제기돼 왔지만, 정작 당뇨 환자들은 합병증 예방을 위한 혈당 관리에 신경을 쓰느라 그 위험성을 간과하는 측면이 있다”며 “특히 제2형 당뇨 환자들은 각종 합병증을 부르는 인슐린저항성과 고(高)인슐린혈증 문제 못잖게 암 발생 위험도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일반적으로 당뇨 환자는 유방·자궁내막·췌장·간·대장암이 비(非)당뇨 환자보다 최고 40%나 더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당뇨를 가진 암 환자는 그렇지 않은 암 환자보다 사망 위험이 40∼80%나 더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 당뇨병학회(ADA)가 2010년, 당뇨 환자들에게 암 검진을 규칙적으로 받을 것을 강력 권고한 것도 이 때문이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