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톱·눈·혀… 환절기 건강이상 경보기

입력 2012-09-03 17:59


뜨거운 여름에서 선선한 가을로 넘어가는 환절기다. 계절이 바뀌는 환절기가 되면 건강에 이상을 느끼는 경우가 많고, 그 이상은 다양한 형태의 적신호로 나타난다. 이렇듯 우리 몸이 알려주는 이상 신호만 확인해도 심각한 질환을 예방할 수 있다.

눈과 손톱, 혀는 다른 신체 부위의 이상 여부를 미리 알려주는 경보기 역할을 하는 곳이다. 평소와 달리 이들 부위에서 이상 증상이 계속 반복될 경우 ‘설마, 큰 병이겠어?’하고 소홀히 하기보다 일단 병원을 찾아 정확한 원인을 규명하는 것이 안전하다.

자칫 건강을 잃기 쉬운 환절기, 눈과 손톱, 그리고 혀에서 나타나는 위험신호를 통해 우리 몸의 이상 변화를 짐작하는 방법을 신사테마피부과 임이석 원장과 비앤빛강남밝은안과 김진국 원장, 한강성심병원 가정의학과 윤종률 교수의 도움말로 알아본다.

◇손톱: 심장이나 신장 이상 있을 때 색깔과 모양 변해=우리 몸에서 건강 상태를 가장 쉽게 가늠해 볼 수 있는 부위는 손톱이다. 심장에서 멀리 떨어져 있지만 세정맥과 세동맥이 바로 연결돼 있어 심장이나 신장, 폐의 상태를 파악하는 바로미터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손톱 색이 갑자기 하얗게 창백해지면 영양결핍이나 결핵을 의심할 수 있고, 반대로 검은 색으로 변할 땐 무좀 등 곰팡이 균에 감염되었거나 약물 중독이 원인일 수 있다. 드물게 악성흑색종이라 불리는 암이 손톱에 침범했을 때도 검어질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건강한 손톱은 매끄럽고 윤기가 돌게 마련. 따라서 이와 다른 모양의 손톱이라면 건강에 이상이 생겼다는 신호일 수 있다. 한 예로 소화기 계통이 좋지 않으면 손톱에 세로로 줄이 생기게 된다는 것.

또 철 결핍성 빈혈 환자들의 손톱은 끝이 숟가락 모양으로 움푹 들어가는 형태(스푼형)가 되기도 한다. 스푼형 손톱은 빈혈 외에도 갑상선 질환이나 관상동맥 질환이 있을 때도 나타난다.

◇눈: 눈꺼풀, 흰자위 색깔로 빈혈, 혈압 이상 확인=우리의 눈도 신체의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기관이다. ‘눈은 몸의 상태를 드러내는 거울과 같다.’ 의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히포크라테스의 말이다.

가령 두통이 있는 상태에서 왠지 자주 어지럽다면 일단 눈꺼풀을 확인해보자. 눈은 뇌 다음으로 혈액이 가장 많이 유입되는 기관이다. 또 정상인의 눈꺼풀은 일반적으로 옅은 분홍빛을 띤다.

만약 눈꺼풀을 뒤집어 봤을 때 하얀색을 띠고 있다면 혈액순환에 문제가 있다는 신호다. 또 눈꺼풀 안쪽이 빨갛다면 적혈구 증가에 따른 ‘다혈증’이 의심된다. 눈꺼풀 안쪽이 빨갛고 가려우며 눈곱이 끼는 증상은 결막염에 의한 것이니 즉시 안과를 방문,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

눈 흰자에 전에 없던 붉은 반점들이 나타날 때는 혈압을 점검해봐야 한다. 혈압 상승으로 눈 속의 모세혈관이 확장되고, 그로 인해 붉은 반점이 생겼을 수 있기 때문이다.

갑자기 눈앞에 모기 같은 게 날아다니고 눈동자를 움직일 때마다 모양과 선이 다른 검붉은 거미줄같은 것이 보이면 안구의 가장 안쪽에 위치한 망막이 얇아지면서 떨어져 나가는 ‘망막박리증’을 의심해야 한다. 이 역시 지체 없이 안과를 방문, 치료를 받아야 시력을 보호할 수 있다.

◇혀: 설태의 유무로 위의 이상, 면역력 결핍 파악할 수 있어=혀는 구강건강은 물론 심장, 위, 간장 등 다양한 신체 기관의 이상 징후를 살피는데 도움이 된다.

혓바닥에 끼는 흰색 이끼 같은 ‘설태’는 옅게 깔리는 게 정상이다. 하지만 짙은 갈색의 설태가 보인다면 위장이 안 좋다는 신호다. 반면에 면역력이 떨어진 상태, 수분이 부족한 상태일 때는 아예 사라져 안 보이기도 한다. 이는 알레르기 증상을 가진 사람들에게서 흔하다.

혀의 상태는 심장의 이상을 알려주는 전령이 되기도 한다. 심부전증은 심장이 혈액을 몸에 제대로 내 보낼 수 없는 상태를 말한다. 이렇게 심장이 제 기능을 못하게 되면 혈액순환 능력이 나빠지고 정맥의 압력도 높아지면서 혈관이 부풀어 오르게 된다. 이 같은 정맥의 부종 현상은 혀 뒤쪽 정맥에서 가장 빨리 나타난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