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민, 中企 인력난에 숨통] “탈북민, 회사 적응 빠르고 생산성도 높아요”
입력 2012-09-03 22:15
(1) 탈북민 써보니…
2010년 7월에 한국으로 와 아르바이트로 근근이 살아가던 북한이탈주민(탈북민) 정민호(24)씨에게 일할 기회가 온 것은 지난해 6월이다. 그는 경기도 군포시의 인쇄전문업체인 팩컴AAP가 낸 채용공고를 보고 무작정 회사를 찾아갔다.
다행히 이 회사는 그의 적극적인 태도를 보고 기회를 줬다. 그는 몸을 아끼지 않고 일했다. 처음 해보는 일이었지만 업무에 대한 이해도가 높았고 적응도 빨랐다. 그는 북한에서 대학까지 다닌 인재였다. 회사는 지난 2월 그에게 관리 업무를 맡겼다.
정씨는 “이곳은 한국에 와서 마음을 붙인 첫 직장”이라고 말했다. 회사는 그를 다른 직원들과 조금도 다르지 않게 대해 줬다.
그는 “회사 생활에 충실할 수 있게 되니 이제 비로소 이 땅에 정착을 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정씨를 통해 탈북민의 업무 능력을 알게 된 이 회사는 전체 직원 150명중 13명을 탈북민으로 채웠다.
탈북민 김민우(24)씨는 한국에 온 후 한참동안 새로운 사회에 적응하는 데 실패했다. 그는 당국의 도움으로 한 사립 명문대를 다니기도 했지만 학우들과 잘 어울리지 못해 결국 학교를 그만뒀다. 그는 “학교 다닐 때 왕따나 다름없었다. 탈북민이라는 꼬리표 때문에 잘 어울릴 수 없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요즘 그는 경기도 화성시에 있는 자동차부품업체인 계명산업에 다니고 있다. 그는 “이곳에서 착실하게 돈을 벌어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탈북민에 대한 기업의 만족도는 높은 편이다. 정씨가 일하는 팩컴AAP 이원성 관리본부 부장은 “함께 일해 보니 탈북민이 외국인근로자보다 훨씬 낫다”면서 “내년 5월에 기간이 만료되는 외국인 근로자들이 나가면 탈북민으로 채울 계획”이라고 말했다.
국내에 거주하는 탈북민은 8월 기준으로 2만4010명(지난달 기준)이며 고용률은 49.7%다. 이들에 대한 고용을 늘리는 것은 노동력 부족에 시달리는 중소기업, 안정적인 일자리가 필요한 탈북민 모두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강조한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