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패럴림픽 선수들에게 응원의 박수를

입력 2012-09-03 18:52

두 팔 없는 미국의 양궁 선수가 활을 쏜다. 목에 고리를 착용해 시위를 건 다음 발로 활을 밀어낸 뒤 입으로 고리에 걸린 시위를 놓아 명중시킨다. 호주의 수영 선수는 무릎 아래가 잘려진 뭉툭한 몸으로 물속으로 빠져 들어가 역영을 한다. 의족을 한 육상선수는 손을 맞잡고 서로를 응원한다. 런던 패럴림픽(장애인올림픽)에서 보여주는 명장면들이다. 국경을 넘는 불굴의 드라마는 연일 이어져 지구촌 이웃들에게 진한 감동을 던져주고 있다.

한국 선수단의 선전도 눈물겹다. 고등학교 2학년 때 전국체전을 하루 앞둔 훈련에서 상대 선수의 손에 왼쪽 눈을 찔려 망막박리 판정을 받은 최광근 선수는 유도에 대한 희망을 끝까지 놓지 않아 이번 대회 100㎏ 결승전에서 45초 만에 허리후리기 한판으로 우승했다. 대학시절 다이빙을 하다 몸을 다친 강주영 선수는 꾸준한 재활을 거쳐 사격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뇌성마비 전민재 선수는 은메달을 딴 뒤 트랙을 돌면서 어린애처럼 천진한 웃음을 지어 보는 사람의 눈시울을 젖게 했다.

영광의 기록 옆에는 늘 가족들의 사랑과 헌신이 있었다. 최광근 선수는 시상대에서 눈물을 흘리면서 “어머니 혼자 저를 키우셨고, 가족은 우리 둘뿐”이라고 말해 어머니의 희생이 뒷받침됐음을 내비쳤다. 강주영 선수 또한 부인 이윤경씨가 장비를 세팅하고 실탄을 총열에 넣어주는 등 경기보조역할을 훌륭히 해내 좋은 성적을 내도록 도왔다. 지적장애인 조원상 선수도 수영에서 은메달을 따자마자 “엄마, 사랑해!”를 외쳤다.

안타까움도 없지 않다. 수영의 이인국은 지적장애 분야 남자 배영 100m 예선을 전체 1위로 통과했으나 경기장에 3분 늦게 나타나는 바람에 실격당하고 말았다. 선수를 좀 더 돌보기 위한 감독의 배려가 지나쳐 시간확인을 하지 않은 것이다. 9일까지 이어지는 대회는 이제 막바지로 치닫고 있다. 13개 종목에 149명을 파견한 한국은 금메달 11개로 종합 13위를 목표로 하고 있다. 그러나 승부와 순위를 넘어 불굴의 의지로 최선을 다하는 모습 자체가 아름답다. 그들에게 힘찬 박수를 보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