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 대출받기 별따기 은행 외면탓
입력 2012-09-02 23:12
최악의 불황을 겪고 있는 건설사들이 자금줄까지 말라 고사 위기에 직면했다.
2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 2분기 건설업 대출은 전 분기보다 4000억원 감소한 49조4000억원이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는 7.2% 줄어든 수치다. 특정 부문 공사를 진행하는 ‘전문직별공사업’의 대출은 2000억원 늘었지만 ‘종합건설업’의 대출은 6000억원 줄어 감소세를 면치 못했다.
이 같은 결과는 금융기관의 건설업체에 대한 대출 기피 현상이 반영된 것이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건설경기 전망이 불투명해지자 금융기관이 높은 이자율을 요구할 뿐 아니라 절차도 복잡해 대출 받기가 하늘의 별 따기”라고 말했다.
수주 물량 감소와 미분양 증가에 따라 내부 유보자금이 바닥난 건설업체들의 자금압박은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과 대한건설협회가 최근 발간한 ‘건설업 자금조달 실태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시공능력평가 1∼450위 업체를 대상으로 2011년 건설업체 금융실태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 중 74%가 “2010년보다 자금 사정이 어려워졌다”고 응답했다.
긴급 자금 수혈을 받지 못한 기업들의 줄부도가 잇따르자 금융위원회는 일시적인 유동성 어려움을 겪는 건설사에 자금을 지원해주는 대주단 협약 종료 시기를 당초 올해 연말에서 1년 추가 연장키로 했다. 이에 따라 채권행사 유예기간도 기존 최대 3년에서 추가 연장이 가능해지면서 협약이 종료된 건설사도 재지원 받을 수 있는 길이 열렸다. 대주단 협약이란 일시적인 자금난에 몰린 건설업체를 구제하기 위한 건설사 채권 금융기관들의 자율 지원 프로그램으로 지난 2008년 4월 제정된 이후 4차례 연장된 바 있다.
한장희 진삼열 기자 jh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