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옌볜 조선족자치주 60년] ‘9·3 행사’ 맞은 옌지시 표정
입력 2012-09-02 19:16
‘생태천당(生態天堂), 매력연변(魅力延邊).’
‘연변 조선족자치주 출범 60주년을 열렬히 경축합니다.’
옌지 등 옌볜 조선족자치주에서는 지금 어디서든 이러한 글귀를 쉽게 볼 수 있다. 당국이 가로변 곳곳에 대형 철제 구조물을 세워 자치주 60주년을 축하하는 간판을 만들어 놓았다.
한글을 위에, 한자를 밑에 병기하고 있는 게 눈길을 끈다. 택시 지붕에 설치된 전광판에도 자치주 출범 60주년 축하 광고가 나온다.
1일 옌볜에서 만난 사람들은 ‘구삼’ 또는 ‘주싼’을 입에 달고 다녔다. 자치주 출범 60주년 기념일인 9월 3일을 줄여서 한국어 또는 중국어로 이렇게 불렀다. 자치주 정부 선전부 웨이야리(魏亞莉) 부부장은 “60주년을 맞아 옌볜의 발전상을 알리는 동시에 새로운 도약의 계기로 삼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기간 동안 각종 공연과 문화 행사는 물론 국제투자무역상담회 등도 열린다. 새로 지은 조선족민속원, 박물관, 도서관, 옌지시 인민운동장도 자치주 출범 60주년에 맞춰 일제히 문을 열었다.
옌지 모아산 일대 7만㏊에 조성된 조선족민속원은 조선족의 전통 민속 문화를 느낄 수 있도록 했다. 자치주 정부 앞 대형 광장에 세워진 옌볜도서관은 기와지붕을 얹은 석조 건물로 눈길을 끈다. 옌지시 인민운동장 옆에 자리잡은 옌볜박물관은 조선족 관련 사료를 한눈에 볼 수 있다.
3일 오전에는 옌지시 인민운동장에서 ‘자치주 출범 60주년 축하 대형 공연’이 열릴 예정이다. 이 공연에서는 우리 전통문화를 강조하는 한편 한족 문화와의 조화도 보여준다고 주최 측은 설명했다.
본 공연을 앞두고 1일 열린 리허설 현장에서는 아리랑을 비롯해 도라지타령, 옹헤야 등 민요에 수천명이 장구춤, 부채춤 등 우리 전통 무용을 선보였다. 본 공연에는 옌지시내 초·중·고생과 대학생들 대부분이 참여할 예정이다. 학생들은 “지난 한 달 동안 공연 연습을 했다”며 “50주년 행사 때보다 더 성대하다고 얘기 들었다”고 말했다. 주정부 관계자는 “중앙정부가 60주년을 앞두고 대폭 예산 지원을 했다”면서도 구체적인 액수는 밝히지 않았다.
옌볜=글·사진 정원교 특파원 wkc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