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포스트 “IT 혁신 위해선 애플이 항소심서 져야”

입력 2012-09-02 19:00

미국 워싱턴포스트(WP)가 1일(현지시간) 정보기술 업계의 지속적 혁신을 위해서는 애플이 항소심에서 삼성전자에 져야 한다는 전문가 칼럼을 실었다.

경영이론 전문가 비벡 와드화는 ‘애플은 왜 삼성전자 항소심에서 패해야 하는가(Why Apple needs to lose the Samsung appeal)’라는 칼럼에서 자신을 애플의 광적인 팬이라고 소개하면서 “애플이 승리하면 특허전쟁을 촉발해 큰 IT 기업들이 계속 소송에 휘말리게 될 것”이라며 “그럴 경우 애플과 IT 업계의 미래 혁신을 방해만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윈도 독과점으로 마이크로소프트가 그랬던 것처럼 애플이 현실에 안주하게 될 수도 있다”며 “한 기업이 다른 기업의 아이디어를 지속적으로 재창조할 수 있는 생태계에서만 혁신이 이뤄진다”고 내다봤다.

와드화는 1990년부터 2010년까지 기업이 생산보다 특허소송 지원에 재원을 전용함으로써 5000억 달러의 손실이 생겼다는 연구 결과를 인용하면서 “신생 기업은 애플, 삼성 등 대기업이나 ‘특허 괴물’과의 다툼으로 인한 파산 걱정에 시달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애플 승소 판결이 새 디자인을 창조하도록 하는 등 혁신의 동력으로 작용하는 긍정적 측면이 있다는 견해도 있지만 과연 발명품이 수만개의 특허를 피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전문 기술자도 모르는 특허를 배심원들이 평가한 점, 애플도 그래픽 사용자 인터페이스(GUI)나 마우스 등 다른 기업의 기술을 활용했다는 점을 상기시켰다.

김명호 기자 m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