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銀, 10%대 ‘틈새대출’ 내놔

입력 2012-09-02 18:50


한국 경제에 불황의 공포가 엄습하면서 금융권이 금융약자 ‘우산 씌우기’에 나섰다. 시중은행들은 서민금융 상품의 문턱을 낮추는가 하면, 연 10%대 금리의 단기·소액대출상품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은행에서 대출을 받지 못해 연 20%가 넘는 고금리를 감수하고 저축은행, 대부업체를 찾는 서민에게 출구를 열어주는 셈이다. 가계부채 문제 연착륙에 나선 금융권의 변화에 시장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시중은행이 연 10%대 금리로 단기·소액 대출상품을 잇따라 출시하고 있다. 연 10% 미만인 은행 대출과 연 20% 이상인 제2금융권·대부업체 사이의 간극을 해소해 고금리 대출을 흡수하려는 목적이다.

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100만∼300만원을 1년 이내 만기로 빌릴 수 있는 소액·단기대출 상품을 이달 초 출시한다. 국민·하나·농협·씨티은행 등도 이달 안에 비슷한 대출상품을 내놓을 예정이다. 이들 상품은 거치기간이나 중도상환 수수료 없이 원리금을 매월 상환하는 무보증 신용대출이다. 대출금리는 연 9∼13%로 책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금감원 관계자는 “연 10%대 금리를 적용한 은행의 신용대출 상품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업권별로 대출금리가 크게 벌어졌던 ‘금리 단층’ 현상이 다소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신용대출 금리의 경우 시중은행은 연 7%, 상호금융은 연 8∼9%에 불과하다. 그러나 할부금융(연 23∼28%), 저축은행(연 26∼29%), 대부업체(연 30% 이상) 등 제2금융권으로 넘어가면 금리 격차가 극심해져 중금리 대출에 대한 필요성이 제기돼왔다.

특히 새희망홀씨 등 기존 서민금융상품은 일부 저신용·저소득자만 이용할 수 있지만 은행의 소액·단기 대출상품은 정상등급(신용 6등급 이상)도 이용 가능해 서민층의 숨통을 틔울 수 있을 전망이다.

한편 우리은행은 단기연체자, 대출금 상환이 어려운 대출자를 대상으로 프리워크아웃 프로그램을 실시한다. 기존 대출을 최장 10년 분할상환대출(최초 금리 연 14%)로 전환해주고 성실히 갚으면 금리를 연 7.0%까지 내려준다.

강준구 기자 eyes@kmib.co.kr